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 창업주 제프 베이조스 CEO ‘깜짝’ 퇴진

이슈메이커

코로나·쇼핑시즌 덕에 분기 매출 신기록

“박수칠 때 떠나” 이사회 의장으로 이동

로켓·우주선 개발과 자선 사업 주력할듯

후임CEO ‘베이조스의 그림자’ 앤디 재시

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인 미국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3분기 CEO직에서 물러난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클라우드 부문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해 후계자로는 앤디 재시 아마존 웹서비스(AWS) CEO가 낙점됐다. 베이조스는 평소 말해온 대로 로켓·우주선 개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자선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조스 CEO는 올 3분기 CEO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후임은 재시 AWS CEO가 맡고 베이조스는 아마존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베이조스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올 3분기에 아마존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바꾸고 재시가 새 CEO가 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이사회 의장으로서 새 제품과 초기 방향 설정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이조스가 아마존 CEO란 왕관을 내려놓기엔 더없이 최고의 순간이었다. 이날 아마존은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아마존의 4분기 매출은 1년 전보다 44% 늘어난 12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994년 창업 이후 분기 매출로는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쇼핑 급증에 연말 쇼핑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베이조스는 2년 전 불륜 등으로 타블로이드 커버를 장식하며 이혼한 뒤 아마존의 일상 업무와 거리를 뒀지만 코로나19 이후 다시 복귀했다.

베이조스가 그저 아이디어 하나로 자신의 돈 1만 달러로 94년 미국 시애틀 자신의 집 차고에서 시작한 온라인 서점 ‘아마존닷컴’은 세계 최대의 물류 거인이 됐다. 2018년 9월 아마존 시가총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베이조스의 뒤를 이어 아마존이란 거함을 이끌게 된 앤디 재시는 ‘급성장하라’는 아마존의 기업 문화를 이어갈 인물로 꼽힌다.

헝가리계 이민자로 97년 아마존에 합류한 재시는 90년 하버드대 학부를, 97년에는 하버드 MBA를 졸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재시는 ‘베이조스의 그림자’로 불리며 모든 사업 미팅과 출장에 베이조스와 동행할 정도”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풀어야 할 여러 과제가 있다. 물류비용 급등으로 영업 환경이 팍팍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최대 소매 체인이 월마트가 내세운 월마트플러스의 도전이 무섭다.
빅테크 업체에 대한 의회와 규제 당국의 반독점 조사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의 문제도 풀어야 한다.

1세대 IT 거물들

메인무대서 퇴진

베이조스의 퇴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보기술(IT) 기업의 리더가 메인 무대에서 내려서고 있다.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뿐 아니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 구글의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도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