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발 美부동산 투자 '사상 최대 돌파'…지난해 5959억불 전년 대비 2배 증가

뉴스분석

하늘길 막혀 현지 실사 못해도 "지금이 기회" 열기
코로나 특수 '온라인 배송' 유망 물류센터 인기짱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미국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로 몸을 사리던 지난해 대(對)미국 투자가 2019년보다 2배난 증가한 5059억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해외부동산 전체 투자규모가 급감하고,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제한돼 현지 실사가 어려웠던 상황을 감안하면 대단한 수치가 아닐 수 없다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는 한국 투자자들이 주로 미국 대도시에 있는 오피스와 호텔을 매입했다면, 작년에는 중소도시에도 투자가 이뤄져 다변화됐고 호텔을 대신해 물류센터 투자가 늘어나는 등 투자 트렌드가 바뀌었다.

▶물류센터 투자 56% 최다
실제로 작년 한국발 미국 부동산 투자 중에서는 물류센터에 대한 투자가 55.5%로 가장 비중이 컸다.
물류센터는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시장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와 함께 떠오르는 자산으로 급변했다. 코로나19 때문에 물건을 사기 위해 사람이 몰려 있는 오프라인 매장 대신 집에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물건을 배송시키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전자상거래 수요 증가에 힘입어 아마존, 홈디포, 페덱스 등 우량 임차인이 장기 임차한 물류센터 자산의 인기가 높아졌다. 특히 아마존은 한국 투자자들 사이에서 매우 선호되는 자산이다.
작년 9월에는 하나금융투자에서 미국의 신설 아마존 물류센터인 라스트마일(last mile·최종 배송 구간) 3곳에 약 1850억원을 투자했고, 12월에는 신한금융도 아마존이 임차한 물류센터에 약 3100억원을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는 코로나 사태 극복 여부를 떠나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아 매우 선호되는 자산이다.

▶"美 낮은 금리 투자 매력"
한국 투자자가 두 번째로 많이 투자한 미국 부동산은 30.4% 비중을 차지한 오피스다. 그러나 여기서 오피스는 코로나19 이전의 일반적인 오피스가 아닌 프라임급 오피스다. 특히 텍사스·플로리다·네바다·워싱턴·알래스카주는 개인 소득세가 없어 외국 기업이 진입하기 좋은 도시인데 코로나19로 기업 유입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주택에 대한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구글과 페이스북 등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대기업들이 재택근무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같이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직주근접에 대한 선호가 변해 주택 선호도가 바뀌었다. 이전에는 회사와 가까운 대도시 지역이 투자자들의 핫플레이스였다면 이제는 인구밀도가 분산된 교외 지역을 선호한다. 또 아파트처럼 주거가 밀집된 자산보다 주거 밀도가 낮은 단독주택 수요가 증가했다. 이같은 변화를 주시한 한국 투자자들의 행보 역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인들이 미국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인 것은 무엇보다 미국의 낮은 금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