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mm 비닐 통해서라도 '이별' 가족의 온기를…

미국

감염위험 생이별 양로원 노인들
'우울하지만 유일한' 가족 면회장

코로나 시대의 가장 큰 비극 중 하나는 가족 친지간의 이별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는 것도 가슴 아프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양로원에서 가족들과 생이별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노인들의 외로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최근 AP통신은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우울한 세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한 '비닐 텐트' 시설에 대해 소개했다. 콜로라도 주 루이빌의 한 노인보호시설에 설치된 일명 '허그 텐트'다. 이 텐트는 한마디로 코로나 바이러스의 감염으로부터 안전하게 가족을 만나게 하기위해 제작됐다.

특히 서로의 체온을 느끼기 위해 4㎜ 두께의 얇은 비닐로 만들어졌다. 두 손을 집어넣는 공간도 마련돼 가족 간 서로 손을 잡거나 포옹하며 사랑을 전할 수 있다.

린다 하트먼(75)이라는 여성은 이 허그 텐트를 통해 양로시설에 머물고 있는 치매에 걸린 남편을 8개월 만에 포옹할 수 있었다. 린다는 "허그 텐트 덕에 정말 오랜 만에 남편의 손을 잡을 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실제로 허그 텐트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오랫동안 보지못한 가족을 잇는 소중한 면회소가 되고있다. 특히 텐트에 대한 호응이 이어지자 덴버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허그 텐트는 지난해 11월 현지의 비영리 의료단체인 TRU 커뮤니티케어의 코디네이터인 아만다 마이어와 자원봉사자들이 만들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된 이후 많은 노인 관련 시설에서 가족 간 면회가 금지되자 이를 안타깝게 여겨 이같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것. TRU측은 "지난해 11월 이후 여러 개의 허그 텐트를 세워 좋은 반응을 얻고있다"면서 "비록 비닐 텐트지만 그 속에는 수많은 가족들의 행복의 눈물이 흐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