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매년 수만명 앗아간 독감 최저치, 한인 환자들도 최대 70%까지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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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회적 거리두기, 온라인 수업 등 주효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미국에 특이한 현상이 발생했다. 겨울철 대표적 질병인 독감 환자가 급감한 것이다. 실제로 LA지역 한인 병원들도 독감 환자들이 예년에 비해 최고 70%까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AP통신은 통상 2월은 독감이 절정을 이뤄 병원이 환자로 가득 차지만 올해는 그렇지 않다고 보도했다.

또 수십 년간 어느 때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독감 보고가 이뤄졌다면서 독감이 사실상 미국에서 사라졌다고까지 평가했다.

미국에서 독감은 전염성 질환 중 가장 큰 위협이었다. 매년 입원 환자만 해도 60만~80만 명에 달하고 한 해에 5만~6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미전역의 독감 사망자 자료는 신속히 집계되기 어렵지만 독감 환자가 급감했다는 징후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독감 시즌에 92명의 어린이가 독감으로 사망했다고 보고됐지만 이번 시즌에는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메인주의 가장 큰 병원인 메인의료센터의 응급과 책임자인 네이트 믹 박사는 "이번 겨울에 독감 사례를 한 건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도 마찬가지다.

한인 의료 관계자들에 따르면 2월은 일년 중 가장 추운 기간으로 춥고 건조한 날씨 때문에 바이러스가 왕성하게 퍼지는 시기라서 한인 독감 환자들이 가장 병원을 많이 찾는 계절이다. 그러나 올해는 눈에 띄게 병원을 찾는 한인 환자들이 줄었다.

서울메디컬그룹 회장 차민영 박사는 "2월에 독감환자가 가장 많은데 올해는 작년에 비해 환자가 70~80%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2월 하루에 10명~15명의 독감 환자를 진료한 것과 비교해 올해는 하루 2~3명으로 급감한 것이다. 차 박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손씻기와 마스크 쓰기, 거리두기가 일상화 되면서 독감 환자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CDC의 리넷 브래머는 약 25년 된 감시시스템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올해가 기록상 최저의 독감 시즌이라고 말했다.

미국 의료 전문가들도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취해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외에 학생들의 등교 대신 온라인 수업 등의 조처가 독감 급감의 큰 요인이 됐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과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여행이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을과 겨울에 좀 더 일반적이던 독감과 다른 유행성 질병을 옆으로 밀어냈다는 해석도 있다.

미시간대의 독감 전문가인 아널드 몬토 박사는 과학자들이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하지만, 특정 독감 변이가 다른 변이를 지배할 때 나타나는 패턴과 일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