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무산에 安 "제안 수용" 吳 "협상 재개"…20분만에 재협상 결렬

'투표용지 인쇄' 29일까지 추가협상…일각선 '3자구도' 염두 관측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이동환 기자 = 국민의힘 오세훈·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협상이 여론조사 실시 시한을 넘겼다.

양당의 실무협상 책임자인 정양석·이태규 사무총장은 18일 기자들에게 "두 후보가 어제오늘 여론조사를 하고 내일 단일후보를 선출하기로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기 어렵게 됐다"고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후보등록이 마감되는 19일 오후 6시까지 단일후보를 내려면 늦어도 이날 오전에는 2개 여론조사 업체를 통해 2천명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시작해야 했는데, 그 시한을 넘긴 것이다.

결렬 원인은 여론조사 문구와 방식이다. 안 후보는 무선전화만으로 두 업체가 각각 '경쟁력 및 적합도', '적합도 및 경쟁력'을 조사해 합산하자고 제안했다.

오 후보는 유·무선 방식으로 한 업체는 경쟁력만, 다른 업체는 적합도만 조사해서 합산하자고 역제안했지만, 안 후보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협상 결렬 직후 보도자료에서 "최근 발표된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11건 중 8건이 유선전화를 15∼20%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유선전화 조사가 국민의힘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고 버텼다.

결국 최근 여론조사에서 오·안 후보의 지지율이 초접전 양상을 보이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다 합의에 이르지 못한 셈이다.

결렬 직후 안 후보는 "대의를 위해 (오 후보 제안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오 후보가 "조속히 협상을 재개하자"고 화답해 양측은 오후에 다시 마주 앉았지만, 기존 입장만 재확인하고 20분만에 돌아섰다.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오는 19일 각각 기호 2번과 4번으로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시작하는 오는 29일까지 단일화를 위한 추가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오 후보는 "2∼3일 안에라도 분명히 단일화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 역시 "과감하고 대승적으로 담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안 후보는 "오 후보가 당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바꾸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책임을 넘겼다. 오 후보는 이같은 안 후보의 '김종인 상왕론'을 두고 "진정으로 단일화를 원하면 그런 말씀은 안 하는 게 도리"라고 반박했다.

일각에선 두 후보가 투표용지 인쇄 시점까지도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채 박 후보와 '3자 대결구도'로 갈 가능성까지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zhe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