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청 "배 움직이면 곧바로 운하 정상 운영…대기 선박 해소 3.5일 소요 예상"

인양 업체 "선체 하단 여전히 진흙 속…환호하기 일러"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선체가 일부 물에 떴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항로 운영이 언제 정상화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수에즈운하관리청(SCA)에 따르면 이날 기준 최소 369척의 선박이 운하 근처에 머물며 물길이 다시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다.

대기 선박 중에는 배송 시기에 민감한 화물을 적재한 컨테이너선은 물론 산 가축을 싣고 유럽에서 중동으로 가려던 배도 다수 포함됐다.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은 이날 에버기븐호 일부 부양 소식을 전하면서 "선체가 부양되면 곧바로 수에즈운하는 하루 24시간 운영될 것"이라면서 "이를(대기선박 해소를) 위해서는 약 사흘 반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제방과 4m 거리에 있던 선미가 이제는 제방에서 102m 떨어졌다. 이에 따라 배의 방향도 80%가량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SCA는 에버기븐호가 완전한 부양에 성공하고 이동이 가능하게 되면 즉시 운하 운영을 재개해 항로 교통 체증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선수 상당 부분 운하 중앙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선체가 완전히 물에 뜬 것은 아니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AP통신은 구난작업에 투입된 '스미트 샐비지'의 모회사 보스칼리스를 인용해 에버기븐호의 선체 하단부가 여전히 모래진흙에 박혀있다고 보도했다.

보스칼리스사의 피터 베르도스키 CEO는 네덜란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아직 환호하기는 이르다"면서 "좋은 소식(일부 부양)은 선미 부분이 자유롭게 됐다는 것인데 이는 가장 단순한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작업은 고압 물 분사기로 선수 하단부가 박힌 바닥을 파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소용없을 경우 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내려야 할 수도 있는데, 이는 시간이 꽤 걸리는 작업이다"라고 덧붙였다.

사고 선박의 선주인 일본 쇼에이 기센 관계자도 뱃머리 부분이 약간 움직였지만, 하단부가 여전히 바닥과 닿아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세계 최대 규모인 덴마크 선사 머스크를 인용해 수에즈운하의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최대 한 달이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날 고객에게 보낸 성명에서 "수에즈운하가 뚫린다 하더라도 현재 밀려있는 선박 정체가 해소되기까지는 6일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오전 수에즈 운하 중간에서 좌초했고 운하 통행이 전면 중단됐다. 길이 400m, 폭 59m, 총톤수 22만4천t에 달하는 이 배에는 2만여개의 컨테이너가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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