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큰 초대형 화물선 좌초

이집트
22만4000t 규모 에버그린호 수에즈 운하 가로막아
수백대 화물선 통과 못하고 1주일째 발묶여 '꽁꽁'
커피, 가구 등 물량 공급에 차질 "세계적 물류 장애"

수에즈 운하가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보다 세계 최대 규모의 초대형 화물선에 막히면서 화장지, 커피, 가구 등의 물량 공급 차질이 우려된다.

22만 4000t의 화물선 에버그린은 지난 23일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중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했다.

세계 물류의 약 12%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기 때문에 에버그린호의 좌초로 수백대 화물선의 발이 묶였다.

수에즈 운하가 막히기 전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나이키, 코스트코, 도요타, 혼다, 삼성 등은 물류에 곤란을 겪었고 에버그린호의 좌초로 인해 물류 장애는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에즈 운하 봉쇄에 따른 비용이 시간당 4억달러(약 4526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대안 경로인 아프리카 대륙을 돌아서 가면 약 2주의 시간이 더 걸린다.

세계 최대 화장지 생산업체인 수자노 사는 27일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펄프 공급이 늦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화장지 생산에 쓰이는 세계 펄프 생산량의 3분의 1을 소비하는 수자노 측은 수에즈 운하 사태로 최소 한 달간 펄프 공급 차질을 예상했다.

1년여 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발생한 화장지 사재가 사태가 수에즈 운하때문에 다시 재연되고 있다.

화장지뿐 아니라 커피 공급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베트남에서 유럽으로 가는 커피 운송이 막히면서 유럽에서 먼저 커피 부족 사태가 발생하고 이는 세계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스위스 커피 무역기업 수카피나는 커피 제조사가 2~3주의 물량 공급 연기도 감당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가구 배송 지연은 이미 시작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으로 집안 꾸미기 열풍이 일었고, 가구 산업은 부흥기를 맞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몇달째 가구 배송 지연을 겪고 있으며, 유명 가구업체 레이지보이는 소비자들이 배송까지 5~9달씩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지난 2월에 이미 예상했다.

지난 몇 달간 급등한 유가도 수에즈 운하 사태로 더욱 상승할 전망이다. 수에즈 운하가 담당하는 물량은 전세계 원유 수송의 5~1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