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등 시민 114명 목숨 잃은 '피의 토요일'

미얀마

최악의 유혈참사 당일
사령관등 웃으며 만찬


미얀마 군부가 어린이 등 무고한 시민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날 호화 파티를 개최해 시민들은 물론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다.

29일 BBC 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포함한 미얀마 군 장성들은 지난 27일 '미얀마군의 날'을 맞아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

미얀마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중 자국을 점령한 일본군에 대항해 무장 저항을 시작한 날을 '저항의 날'로 기념해 부르다가 1962년 군부 정권이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미얀마군의 날'로 이름을 변경했다.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열린 '미얀마군의 날' 기념식에는 러시아와 중국,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베트남, 라오스, 태국 대표가 참석했다.

흘라잉 최고사령관 등은 이어 이날 저녁 열린 파티에도 참석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흘라잉 사령관 등 군부 인사들은 흰색 제복에 나비 넥타이를 매고 웃음을 머금은 채 레드 카펫 위를 걸어 다녔다.

이후 대형 테이블에 자리를 잡아 만찬을 즐겼다.

이날 미얀마 군경의 무차별 총질로 5세 유아를 포함한 어린이 등 무고한 시민 최소 114명이 목숨을 잃어 최악의 유혈 참사를 기록했지만 군부는 아랑곳하지 않고 호화 파티를 즐긴 것이다.

트위터에는 군부가 파티를 즐기는 사진과 이날 시위에서 희생된 이들의 사진을 대비하면서, 이들을 비난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자칭 '민주주의를 보호하기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미얀마 군부는 이미 국제사회는 물론 시민들의 눈길을 무서워하지 않고 막가파식 만행을 일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