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지구에 가까워지며 해수면 46㎝ 높여

해수면 높이는 슈퍼문은 1년에 6~8번만 떠

"선박 부양 전략에 슈퍼문 포함됐을 것"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며칠 전 하늘 위로 두둥실 떠올랐던 커다란 보름달이 전 세계 물류 대란을 일으켰던 수에즈 운하의 통항을 재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방송은 30일보름달의 일종인 '웜 문(worm moon)' 덕에 해수면이 46cm 높아지며 수에즈 운하에 좌초됐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의 선체가 다시 뜰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에버 기븐호는 운하의 수위가 높아진 만큼 모래에 박혀 있던 선체가 더 쉽게 뜬 것이다.

3월에 뜨는 보름달인 '웜 문'은 대지에 따스한 기운을 불어넣어 땅속의 벌레들이 깨어나게 한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28일 떠오른 '웜 문'으로 바닷물이 평균치보다 올라갔다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런 슈퍼문은 타원형의 궤도로 움직이는 달이 지구에 가까워지며 크게 보이는 현상인데, 달이 지구에 근접할수록 인력도 강해져 해수면이 상승하게 된다.

CNN방송 기상학자인 저드슨 존스는 보통 1년에 보름달이 12∼13번 뜨는데, 이번처럼 해수면을 끌어올리는 슈퍼문은 6∼8차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퍼문이 떴을 땐 해수면이 다른 만조 때보다 1피트(약 30㎝)나 높은 경우가 드물지 않다"면서 "이런 현상이 수에즈 운하에서 대형 선박을 빼내는 전략의 일부였다는 게 확실하다"고 말했다.

파나마 선적의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좌초됐다가 29일 예인됐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수에즈 운하가 일주일간 막히면서 물류 운송이 지연돼 해운업계에선 피해 규모가 최대 수조 원에 이를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young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