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 언론 한국 재·보궐 선거 비중있게 보도, 美 뉴욕타임스 '내로남불' 언급

[뉴스분석]

"지지율 급락 문재인 대통령에 참담한 타격"
'특권없는 세상' 공약 무색, 진보 행태 냉소"

4·7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야당 후보가 큰 격차로 승리를 거둔 가운데, 뉴욕타임스(NYT) 등 다른 나라 언론들도 비중 있게 보도했다.

특히 NYT는 더불어민주당이 참패한 이유로 부동산 정책 실패, 고위 공직자 부패 문제 등을 꼽으며 '내로남불(naeronambul)'을 언급했다.

'선거 대패는 한국 정치의 변화를 시사한다'는 제하의 한국발(發) 기사에서 "집권 마지막 해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율이 급감하고 있다"며 "한국 양대 도시 유권자들은 보궐선거일에 사면초가의 지도자에게 또 한번 참담한 타격을 가했다"고 했다.

이 매체는 비평가들의 해석을 전하는 형식으로 이번 선거의 성격에 대해 "문 대통령과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보궐선거 당선자 윤곽이 나오자 "우리나라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분노 표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한 발언을 소개했다.

NYT는 또 문 대통령이 2019년 임명됐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진 것을 시작으로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 무색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 전 장관 딸 조민씨의 입시 비리 문제를 꼽으면서 "흙수저(dirt-spoon)가 경제 불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금수저(gold-spoon) 엘리트들은 손쉽게 명문대에 진학하고 편한 직장을 얻었다는 점에서 대중들은 분노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유권자가 문 대통령 측근들의 이런 행태에 대해 느끼는 반감을 설명하며 '내로남불(Naeronambul)'이란 단어를 소개했다. 매체는 이 단어를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다른 사람이 하면 불륜(If they do it, it’s a romance; if others do it, they call it an extramarital affair)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대표적 경제 매체 '월 스트리트 저널(WSJ)'은 "한국의 보수가 컴백했다"라며 치솟는 부동산 가격, LH 사태 등에 대한 불만으로 인해 한국 보수 정당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선거 결과 때문에 한국의 대북정책이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영국 경제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이날 "내년 대선을 앞두고 야당이 직격탄을 날렸다"라며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문 대통령의 대외 정책이 불확실해졌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