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꽃길의 마지막 여정, 아카데미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5일(현지시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오스카)이 진행된다. 한국에서는 26일 오전 9시부터 TV조선을 통해 생중계로 시청할 수 있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은 지난 13일 시상식 참석을 위해 로스앤젤레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재 자가격리를 하며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윤여정에 이어 지난 21일 한예리 역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을 맞이할 예열이 모두 끝난 것.

개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개봉 후에도 많은 공감대를 자아내며 호평 받았다.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제78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도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작품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으로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영향력을 입증했다.

한국의 윤여정, 한예리까지 시상식에 참석하며 이들은 현지에서 정이삭 감독, 스티븐연 등과 함께 시상식 및 현지 스케줄을 소화할 예정이다. 사실상 이번 아카데미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은,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수상 여부다. 이미 노미네이트 자체만으로도 새 역사를 쓴 윤여정이 수상까지 할 경우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에서 연기상을 수상하게 된다.

가능성 역시 희망적이다. 윤여정은 미국 할리우드의 각종 시상식 결과를 점치는 사이트 ‘골드더비’에서 실시한 예측 투표에서 부동의 1위를 기록하며 수상의 높은 가능성을 점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배우 윤여정은 데뷔 때부터 정형성을 탈피한 필모그래피를 선보여 왔다. ‘화녀’, ‘바람난 가족’, ‘죽여주는 여자’ 뿐 아니라 수많은 작품이 이를 증명한다”며 “‘미나리’에서도 정형성을 탈피한 할머니의 모습으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미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노미네이트는 수상 여부를 떠나 유의미하다”며 “‘미나리’는 뿌리는 외국 영화지만, 한국계 감독과 한국 배우들의 참여로 한국 영화사에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기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카데미로 향하는 준비는 끝났다. ‘미나리’는 아카데미 수상이라는 기록까지 세우며 마지막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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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후크엔터테인먼트, 사람엔터테인먼트, (주)판씨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