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을 허언증 환자로 몰았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배우 김부선이 첫 재판에서 눈물을 흘렸다.서울동부지법 제16민사부(부장 우관제)는 21일 이 지사의 손해배상 혐의 1차 변론을 진행했다. 김부선은 변호인 강용석 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반면 이 지사 측은 변호인만 나왔다.김부선은 2018년 9월 28일 '여배우 스캔들' 의혹 당시 허언증 환자와 마약 상습 복용자로 몰려 정신적·경제적 손해를 입었다면서 이 지사를 상대로 3억원 규모의 명예훼손에 따 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당시 승소하면 소송비용을 제외한 전액을 미혼모를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김부선 측은 이 지사가 2016년 자신의 트위터에 "이 분(김부선)이 대마를 좋아하시지 아마… 요즘도 많이 하시나" 등을 게재한 것과 한 언론 인터뷰에서 김부선 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허언증인 것 같다"고 언급한 것 등을 문제삼았다.김부선은 "제 의도와 상관없이 정치인들 싸움에 말려들었다"며 "그 사건으로 남편 없이 30년 넘게 양육한 딸을 잃었고 가족들도 부끄럽다고 4년 내내 명절 때 연락이 없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용석 변호사가 교도소 간 사이에 수천명을 시켜 저를 형사고발했다"면서 "아무리 살벌하고 더러운 판이 정치계라고 하지만 1년 넘게 조건 없이 맞아준 옛 연인에게 정말 이건 너무 비참하고 모욕적이어서 (재판에) 안 나오려 했다"고 말했다.

김부선은 "이재명을 만났고, 이재명의 신체 비밀을 알고 있고, 이재명 가족의 비밀도 알고 있고, 이재명과 싸웠을 때 형수 못지않을 쌍욕과 협박을 (이 지사로부터) 받을 때 너무나 치가 떨려 전화번호도 바꾸고 지방으로 가서 외롭게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언 도중 감정이 북받친 듯 흐느꼈고 "임종석, 박선숙씨와도 통화해 억울함을 호소했고 정청래 등 민주당 386세대에게도 다 말했다"며 "정치적으로 재판하지 말고 이 가여운 배우의 부당함을 돈으로라도 보상받게 해달라. 그래야 제가 살 것 같다"고 오열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말을 이어가다 "죄송하다"며 발언을 마쳤다.

김부선은 재판장에 들어서기 전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를 향해 "당신도 아들 둘이 있는데 우리 딸에게 부끄러워하고 감사해해라"로 쓴소리를 했다.

또한 "후배 배우들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정치인에게 억울한 일이 있어도 밝히지 말아라. 거지 된다. 침묵해야 한다. 비겁하게 '정인이 사건' 'LH 사건' '윤미향 사건'에 침묵해야 연예계 생활이 가능하다. 김부선처럼 인격 살해당하고 권력자에게 대항해 이렇게 되지 말라"고 조언했다.

한편 다음 재판은 6월 2일 오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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