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해 2억여원 가치의 '스웨그 백'(선물 가방)을 받게된다.

윤여정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공식적을 받은 건 오스카 트로피(제작비용 48만원) 뿐이며 상금은 없다.

하지만 로스앤젤레스(LA) 엔터테인먼트 마케팅 회사 '디스팅크티브 에셋'에서 감독상, 남녀 주조연상 등의 후보 25명에게 선물가방을 제공한다. 오스카상과는 무관 한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지난 2000년부터 제공해온 것으로, 스타들의 유명세를 활용해 상품을 홍보하기를 원하는 업체 제품을 모아서 만든 선물가방이다.

해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 제공되는 선물가방 속 물품의 가치는 20만5000달러(약 2억2800만원)로 추정된다.

숙취를 위한 비타민 테라피(관리), 순금 전자담배, 수면 상태를 기록하는 헤어밴드, 무료 퍼스널 트레이닝(PT), 무료 지방흡입 시술 등이 포함됐다. 스웨덴의 값비싼 호텔인 '페이터 노스터 호텔' 리조트의 숙박권과 지난해 고인이 된 채드윅 보스만을 기리기 위한 NFT(대체불가토큰) 카드도 들어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대마초 선물들로 화제가 됐는데 이번에도 이 가방 안에 캘리포니아주에서 합법화된 각종 대마초 성분 제품이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캐럿 금박을 입혔다는 대마 용액 카트리지, 희석한 대마 용액과 멜라토닌을 섞은 수면 유도제, 대마 성분이 들어간 고약 등이다.

이 업체는 미국의 배달 서비스 업체 '포스트메이트'를 통해 오스카 후보자의 자택이나 숙소로 보낸다고 했지만 '공짜'라는 업체 측 설명과는 달리 선물가방이 무료는 아니다.

20만5000달러에 달하는 이 선물가방에 미국 국세청(IRS)은 연예인 소득으로 분류해 세금을 부과한다. 만약 원하지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전달된 선물가방을 받은 오스카 수상자와 후보자는 거액의 세금만 내야 한다.

포브스는 연방세와 캘리포니아 주세 등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분석해 2억2000여만원의 가치가 있는 선물가방을 받으면 세금 1억여원을 내야 한다.

뉴욕타임스는 "선물 아이템은 완전히 공짜가 아니고, 오스카 후보자들은 선물 수령을 거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업체가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 연기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스티븐 연, 리 이아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에게 가방을 전달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윤여정의 경우 대마 제품까지 포함된 마케팅용 선물가방을 받을 이유는 없어 보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아카데미는 2001년부터 업체 협찬을 받아 선물가방을 후보자와 시상자에게 나눠주다 미국 세무당국 조사를 받고 2006년에 아예 없앴다. 

이후 디스팅크티브 애셋이 오스카 가방이라고 선전하며 판촉 활동을 펼치자 아카데미 측은 2016년 소송을 내 이 업체가 오스카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명시하도록 했다. 아카데미는 소송 당시 이 업체가 마리화나용 흡입기와 각종 선정적인 제품을 넣어 오스카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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