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기덕 감독 측이 한국여성민우회(민우회)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그러나 MBC 측과 여배우A를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감독의 유족은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4부가 심리하던 민우회 상대 3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지난달 25일 취하했다.

고인은 생전에 민우회가 일본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공개될 자신의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의 개막작 선정취소를 요청한 것 등이 불법행위이며 이로 인해 성범죄 낙인이 찍히는 명예훼손으로 해당 영화 해외판매와 개봉이 어려워지며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2019년 2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던 중 김 감독이 지난해 12월 11일 라트비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하자 유족이 해당 소송을 취하하기로 한 것이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유가족 등 상속인이 소송을 수계할 수 있으나 유족이 수계하지 않았다.

다만 고인이 MBC ‘PD수첩’ 제작진 2명을 상대로 서울서부지법에 제기한 1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자신의 성폭력 의혹을 보도한 MBC와 이 방송에 출연한 여배우에게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청구 소송 항소심은 김 감독의 딸이 소송을 수계해 진행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뫼비우스’ 촬영 당시 중도 하차한 여배우A로부터 성추행, 폭행,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바 있고, 법원은 2017년 12월 김 감독에게 벌금 5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리며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2018년 ‘미투 운동’으로 그해 3월 ‘PD수첩’에서는 김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A 등의 폭로로 다시금 논란이 일었다. 이에 김 감독은 2019년 6월 ‘PD수첩’과 여배우A의 허위 주장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지만 1심에서 패소해 현재까지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그 항소심을 고인의 딸이 이어받아갈 것으로 보이면서 또 다시 세간의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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