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저승사자' SEC 집행이사 발탁 한인 여성

비(非)백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임 집행이사 자리에 올랐던 한인 1.5세 앨릭스 오 이사(53·본보 4월23일자 A-2면 보도)가 28일 사임했다. 22일 임명된 지 6일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오 이사가 워싱턴 로펌에서 근무하며 맡았던 소송이 문제가 돼 사임했다고 28일 보도했다. 그는 워싱턴 소재 유명 로펌 '폴 와이스 리프킨드 와튼 앤드 개리슨(폴 와이스)'에서 파트너 변호사로 근무하며 엑손모빌이 인도네시아에서 주민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소송에서 엑손모빌 측을 대리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월 14일 이뤄진 증언녹취에서 오 이사를 포함한 엑손모빌 측 변호인단은 짜여진 각본대로 응수했고 이로 인한 오 이사의 행위도 논란이 됐다.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권을 중시하는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반발이 일어났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일부 단체들은 게리 갠슬러 SEC 위원장에게 "오 이사의 임명에 대해 놀랐고 실망했다"며 임명을 철회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오 이사는 "맡았던 소송에서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SEC의 중요한 일을 이끌기에는 그 문제가 방해물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사직서를 갠슬러 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서 태어난 앨릭스 오는 11살때 이민,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