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3총사' 연속 선발 출격

21세기 한국야구 르네상스를 이끈 주역들이 세계 최고 리그에서 나란히 마운드에 오른다. 어느덧 빅리그 9년차가 된 에이스 류현진(34.토론토)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발진에 고정된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그리고 선발 등판 기회를 쟁취한 양현종(33.택사스) 모두 선발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오는 5일 부터 6일까지 코리안빅리거가 매일 선발투수로 나서는 진풍경이 펼쳐질 전망이다.
시작은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오는 5일 오후 4시 45분 홈구장인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뉴욕 메츠와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올시즌 네 번째 경기에 임하는데 김광현은 올해 3경기에서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29를 마크했다. 지난해 그랬던 것처럼 날카로운 슬라이더와 정교한 코너워크를 앞세워 마운드를 지킨다. 다소 떨어진 구속을 되찾는다면 최고 투수에게 뜨겁게 맞불을 놓을 수 있다. 메츠 타자들이 김광현과 처음 마주하는 것도 김광현에게 호재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
같은날인 5일 오후 4시 40분에는 양현종이 마침내 첫 선발 등판을 이룬다. 지난 2경기에서 롱릴리프 구실을 했던 양현종은 8.1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리고 미네소타와 원정 4연전 세 번째 경기 선발투수로 확정됐다. 인내와 전략이 두루 적중하며 스플릿 계약의 역경을 딛고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2일까지 텍사스는 19연전 중 10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하루 휴식 후 또 11연전에 임한다. 선발진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양현종에게 미네소타전 호투는 다음 선발 등판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달 25일 탬파베이전에서 자진 강판했던 류현진은 오는 6일 오후 12시 37분에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아직 6일 오클랜드 원정경기 선발투수로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류현진의 복귀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류현진은 2년 전에도 시즌 초반 경기에서 몸에 이상을 느껴 스스로 마운드에서 내려온 바 있다. 그리고 당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맹활약하며 빅리그 엘리트 투수 반열에 올랐다.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고 토론토 구단 역사상 투수 최대규모 계약(4년 8000만 달러)을 체결했다. 
올해 5경기 평균자책점 2.60으로 시즌 초반이 나쁘지 않은 류현진이다. 오클랜드를 상대로는 다저스 시절인 2018년 단 한 차례 마운드에 올랐다. 2018년 4월 11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오클랜드에 맞서 6이닝 1안타 8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철벽투를 펼친 바 있다. 오클랜드 홈구장 콜로세움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에이스인 만큼 류현진을 바라보는 눈높이도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도 토론토 팀 상황은 좋다. 조지 스프링어가 돌아오면서 야수진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유망주 1순위 다운 파괴력을 드러내는 가운데 류현진 복귀 축포까지 터뜨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화려해보이는 세 명의 코리안 빅리거지만 걸어온 길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수술로 일 년 이상 재활에 매진한 바 있다. 양현종은 지난겨울 거액을 포기하고 꿈을 쫓아 태평양을 건넜다. 일찌감치 소속팀과 나라를 대표하는 선발투수로 활약한 만큼 큰 부담을 짊어지며 자신과 싸움에 임했다. 
역경과 마주하면서도 서로 대화하며 격려했고 때로는 절차탁마하는 심정으로 각자의 장점을 배웠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류현진의 빅리그 선발 등판 경기를 꾸준히 시청했으며 류현진은 둘의 빅리그 데뷔전을 보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라이벌이자 동반자로서 야구 종주국에서도 각자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고 있다.
셋 다 이미 전설이며 전설은 현재진행형이다. 셋이 나란히 세계 최고무대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이유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