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아시아태평양계 주연작은 3.4% 불과
USC보고서…전체 출연 배우 중 아태계 단 5.9%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시아태평양계(AAPI)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전체의 3.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발간된 USC 애넌버그 포용정책 연구팀의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7∼2019년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1천300편의 흥행 영화 중 아태계 배우가 주연을 맡은 작품은 44편에 그쳤다.

연구팀은 미국 인구조사 방식에 따라 아시아와 태평양 섬나라 출신 배우, 하와이 원주민 연기자를 비롯해 이들 지역 혈통을 가진 배우를 아태계로 분류했다. 아태계 주연 배우는 태평양계 혈통을 가진 드웨인 존슨(14편)과 키아누 리브스(5편), 한국계 존 조(3편), 대만계 콘스탄스 우(2편), 인도계 데브 파텔(2편) 등에 불과했다.

반면 주연으로 캐스팅된 백인 남자 배우는 336명에 달했다. 이와 함께 전체 출연 배우 중 아태계 비중은 5.9%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1천300편 영화에서 대사 분량을 가진 배우는 5만1천159명이었으나 이중 아태계는 3천34명이었다. 이는 미국의 아태계 인구 비율인 7.1%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또 조사 대상 영화 중 509편(39%)은 아태계 배우를 한 명도 출연시키지 않았고 아태계 여성 배우를 캐스팅하지 않은 작품은 59%에 달했다.

보고서는 할리우드 영화가 아태계 남성 캐릭터를 유약하게 묘사하고 아태계 여성에 대한 성적 이미지를 부풀리는 등 아태계 커뮤니티에 대한 나쁜 고정관념도 퍼트렸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할리우드 영화에서 "아태계는 완전히 지워졌다"며 할리우드 영화가 아태계에 대한 차별과 피해를 조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