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활동 본격화 대규모 집회 계획
SNS 차단에 보좌진 부족이 걸림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정치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한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州) 그린빌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한 시간 반에 걸쳐 연설했다고 AP통신과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재임 시절부터 강조해온 '중국 때리기'가 이날 화두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중국에 코로나19 손해배상금을 최소 10조달러 받아내야 한다면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중국 정부 실험실에서 기원했다는 점을 민주당과 전문가들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세계가 중국 공산당에 배상을 요구할 때가 됐다"며 "중국이 물어내야 한다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코로나19 피해보상금으로 최소 10조 달러를 내도록 모든 국가가 협력해야 한다"라면서 "현재까지 피해가 그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적은 액수"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모든 국가가 중국과 채무계약을 집단취소해 피해배상 선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그는 미국이 중국제품에 100% 관세를 매기는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책임을 물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는다면서 "매우 소심하고 타락했다"라고 비판했다.

외신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연설을 통해 정치활동 재개를 본격화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말에도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보좌관들은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메가폰 역할을 해온 주류 소셜미디어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페이스북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에 대한 정지 조치를 적어도 2년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도 영구정지된 상태다.

주요 소셜미디어 계정이 금지당하자 야심 차게 내놨던 블로그 페이지도 개설 한 달 만에 결국 문을 닫았다.

AP에 따르면 이날 그린빌 공화당 행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연설을 들은 지지자는 1천200명에 그쳤으며, 온라인 생중계로 연설을 지켜본 사람은 수만명에 불과했다.

보좌진 인력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재러드 쿠슈너는 책을 집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브래드 파스케일, 빌 스테피언 등과 불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마이클 베슐로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에서 지고 사라져간 전임자들의 전철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