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관련 연설서 여름철 접종률 끌어올리기 전략 내놔

소아청소년과에 백신 배포 늘리고 행사장 등에 이동식 클리닉 배치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미국이 정체기에 빠진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집마다 찾아다니며 접종을 독려하고 이동식 클리닉을 활용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6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접종 관련 연설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새로운 백신 접종 전략을 발표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미국 내 미접종자가 여전히 상당하고 감염률이 높은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함에 따른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까지 달성 목표로 내세운 '미국인 1억6천만 명의 완전한 접종'이 오는 주말께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미접종자 사이에 델타 변이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현상에 안주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여전히 접종하지 않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들의 지역사회와 친구, 그들이 아끼는 이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또 "델타 변이 탓에 훨씬 더 우려된다"며 "변이는 이미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모든 감염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상당수 국가에서 지배종이 되고 있는 델타 변이는 더욱 쉽게 감염되며 특히 젊은층 사이에서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건 당국은 보고 있다.

미국 내 모든 주에서 이미 델타 변이가 발견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최근 들어 델타 변이 감염자가 전체 감염자의 25%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미국 성인 55%가 완전한 접종을 했고, 67%가 최소 1회 백신을 맞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부터 미국 내 사실상 모든 코로나19 감염 입원과 사망이 미접종자라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를 거론하며 "제발 지금 접종하라. 그건 효과적이고 무료다. 이보다 더 쉬울 수 없고 더 중요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정부가 이번 여름 동안 백신 접종 확대에 전념할 것이라면서 동네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접종을 독려하는 활동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전국 4만2천 곳의 약국이 접종지로 활용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12∼18세 청소년들의 백신 접근을 높이고자 소아청소년과에 더 많은 백신을 보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가능하면 직장에서도 백신을 맞을 수 있게 하는 한편 여름 축제와 스포츠 경기, 교회 등지에서 접종할 수 있게 이동식 클리닉도 대거 활용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며 "여러분 자신과 아끼는 사람들, 이웃, 국가를 위해 지금 접종하라.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그것은 애국"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백악관은 정부의 권한이 백신 접종 설득에 있어선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연방 정부로서 우린 백신 미접종자에 대해 좌절하거나 속상해할 여유가 없다"며 이것이 "결국 개인에 달린 문제"이지만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불과 이틀 전 독립기념일 및 코로나19로부터의 독립 근접을 축하하기 위해 1천 명을 백악관에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연 바 있다.

honeyb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