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막음조로 230억원 요구했다가 징역 2년6개월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를 상대로 거액을 뜯으려 했던 미국 변호사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재물 강요와 송금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마이클 애버내티(50) 변호사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애버내티 변호사는 지난 2018년 전직 포르노 여배우인 스토미 대니얼스를 대리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민사소송을 내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또한 이 전에도 패리스 힐턴 등 유명인과 관련한 소송을 맡은 거물이었다.

애버내티가 나이키에게 돈을 요구한 것은 2019년이다.

나이키가 스폰서 계약을 위해 농구 유망주들에게 불법으로 돈을 준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2천만 달러(한화 약 230억 원) 이상의 거액을 요구했다.

나이키를 위한 내부 조사를 맡겠다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애버내티의 요구는 나이키 측 변호사의 녹음기에 그대로 담겼고, 검찰 기소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됐다.

맨해튼 연방법원의 폴 가디프 판사는 선고에 앞서 "피고는 자신의 권력에 취했다"고 질책했다.

애버내티 변호사는 판사에게 "오랫동안 골리앗과 맞서 싸우는 연약한 사람들을 돕길 원했지만, 길을 잃었다"며 반성의 뜻을 밝혔다.

애버내티 측은 나이키가 실제 금전적 손해를 입지 않았고, 재물을 강요하는 과정에서도 폭력성이 없었다는 점을 이유로 징역 6개월을 기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WSJ은 거물 변호사였던 애버내티의 추락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애버내티는 다음 주부터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서 탈세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아야 하고, 내년에는 뉴욕주에서 의뢰인의 돈을 횡령한 혐의로 법정에 설 예정이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