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가능성은?
전문가들 "변이 발생은 불가피…백신 내성 가능성엔 의견 엇갈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잇단 변이 발생으로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현재 사용되는 백신에 내성을 지닌 새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24일 미국 폭스뉴스에서 "결국 코로나19 백신 내성 변이가 나올 것으로 믿는다"면서 "화이자는 새 변이가 발견된 후 95일 안에 그 변이 맞춤형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에 대한 제약사 CEO의 막연한 전망과 대책을 얘기한 것이지만, 코로나19를 통제할 뚜렷한 대책이 아직 없는 상황과 맞물려 관심을 끈다.

백신·치료제 내성 병원체 등장 가능성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전염성 질환이 유행할 때마다 큰 관심사가 돼 왔고 코로나19 유행에서도 전문가들은 초기부터 그 가능성을 경고해왔다.

문제는 백신·치료제 내성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을 정확히 전망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변이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분열을 통해 증식할 때 유전물질(DNA·RNA)이 복제되는 과정에서 일부 염기가 삭제되거나 추가되고 염기서열이 바뀌면서 발생한다. 변이는 무작위로 일어나기 때문에 변이 발생 위험도 유전물질 복제 횟수가 많아질수록 증가한다.

이 때문에 변이 자체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변이 발생 위험을 정확히 측정하기도 어렵다.

전염병·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이런 변이 발생 메커니즘을 토대로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손 씻기·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 백신 접종 등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하는 게 변이 발생을 줄이는 최선책임을 강조해왔다.

또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내성을 갖게 될지, 전염력이나 치명률이 더 높아질지 등 변이의 특성을 예측하는 것은 변이 발생 위험을 예측하기보다 어렵다고 말한다. 앞으로 등장할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 내성을 갖게 될지에도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로셸 월렌스키 미국 CDC 국장은 지난달 브리핑에서 "백신들은 중증 질환과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효과적으로 보호해준다"며 "하지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다음에 등장할 변종이 몇 가지 변이만으로 백신을 피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캐나다 서스캐처원대학 바이러스학자 앤절라 라스무센 박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서 "(백신 내성을 가지려면)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 너무 많은 변이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럴 경우 바이러스는 더는 살지 못할 것"이라며 백신 내성 변종의 출현 가능성은 작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의견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변이는 전염이 계속되는 한 발생할 수밖에 없고 변이 방향 또한 예측할 수 없지만 백신 접종과 방역수칙 등을 통해 바이러스 전파를 최소화, 백신 내성 변이 같은 나쁜 변이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것으로 모인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NPR 방송 인터뷰에서 백신 미접종자들이 많을 경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돌고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면서 "더 많은 변이가 생겨나고 델타 변이와 비슷하거나 더 나쁜 상황으로 우리가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scite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