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의조 등 벤투호 주축 공격수 줄부상
매 경기 라인업 고집… 'A매치 후유증' 시달려

벤투 감독, 융통성 부족한 스쿼드 운영
선수들, 누적된 혹사로 체력 부담 커져
내년 3월에 끝나는 월드컵 亞최종예선
관리.배려 통해 멀리 보는 시선 필요해

벤투호의 선수들이 줄줄이 쓰러지고 있다. A매치가 이들에겐 독이 된 모습이다.
최근 이라크, 레바논과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치른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부상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남태희(알두하일 카타르)가 이라크전 이후 햄스트링, 서혜부(사타구니) 부상을 당해 전력에 이탈했고, 손흥민이 종아리 염좌로 인해 레바논전에 결장했다. 손흥민은 런던으로 복귀한 후에도 토트넘 홋스퍼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현지에서는 1~2주 더 경기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A매치를 마친 후에도 부상자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레바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권창훈(수원 삼성)은 오른쪽 종아리 부상을 당해 4주간 결장한다. 회복 상황을 지켜봐야 하겠지만 당장 다음달 A매치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12일에는 벤투호의 주전 스트라이커인 황의조(지롱댕 보르도)가 부상으로 교체됐다. 황의조는 후반 17분 경기 도중 고통을 호소하며 스스로 피치 위에 쓰러졌고, 결국 벤치로 향했다. 아직 정확한 진단은 나오지 않았다. 황의조는 지난 소집 기간에도 정상 컨디션을 보이지 못했다. 이로 인해 레바논전에서도 선발 제외됐다. 황의조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 36경기에 출전했는데 도쿄올림픽 일정으로 인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채 새 시즌에 돌입했다. 컨디션이 떨어진 상황에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가운데 부상을 입었다.
이제 막 월드컵 최종예선이 시작한 시점인데 주요 선수들이 무너지고 있다. 흔히 말하는 '국제축구연맹(FIFA) 바이러스'다. A매치로 인해 부상을 입는 경우를 뜻한다. 벤투호 입장에선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자칫 향후 일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변수다. 벤투 감독은 부임 후 꾸준히 융통성이 부족한 스쿼드 운영을 해왔다. 선수의 컨디션과 경기력을 크게 고려하지 않고 선수를 선발하거나 기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쓰는 선수만 고집했다. 이는 대표팀의 안정화를 꾀할 순 있지만 일률적인 운영으로 상대에게 전략적 허점을 노출한다. 또한 선수들의 체력적 한계와 부상을 부른다. 벤투 감독은 이번에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팀을 운영했다. 앞에서 언급한 선수뿐 아니라 이 밖에도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선수들이 9월 A매치에 출전한 사례도 있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장기레이스다. 9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이어진다. 12월을 제외하고 매 달 경기가 열린다. 눈앞의 성과를 위해 무리하는 것보다 적절한 관리와 배려, 안배를 통해 멀리 보는 시선이 필요하다. 특히 유럽파의 경우 유럽과 한국, 중동 등 여러 나라를 오가야 하는 만큼 몸에 더 많은 과부화가 걸릴 수 있다. 예선 막바지라면 모르겠지만 초반이라면 컨디션이 괜찮은 선수들로 스쿼드를 꾸려 성과를 낼 수 있어야 한다. 관리하지 않으면 부상의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  

정다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