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강민경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의 최대 승부처가 될 '호남 대전'을 앞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17일 '스피커'를 총동원, 대장지구 의혹을 일축하는 동시에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의 연루 의혹을 부각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했다.

이 지사는 직접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화천대유 '1호 사원'이라는, 7년이나 근무했다는 곽상도 의원 자제분께 먼저 물어보시면 되겠다"며 "국민의힘이 대장동개발 TF를 구성했다는데, 곽 의원을 포함한 내부자들 먼저 조사하라"고 말했다.

박찬대 수석대변인도 MBC 라디오에서 "여러 오보가 많다"며 "확실한 것은 곽 의원 아들이 (화천대유에) 수년간 근무하다가 그만뒀다는 것뿐"이라고 꼬집었다.

박성준 대변인은 CBS 라디오에서 "이 지사는 성남시장 당시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눈엣가시였다"며 당시 수차례의 감찰과 조사로 검증이 끝났다는 논리를 폈다.

이 지사 공직선거법 사건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재판에 참여했던 권순일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김남국 수행실장이 KBS 라디오에 나와 "화천대유 대주주 A씨가 머니투데이 법조기자를 굉장히 오래 하며 법조 인맥을 쌓았다고 한다"라고 화살을 돌렸다.

반면 이낙연 캠프는 사건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며 쟁점화에 불을 지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장지구 의혹을 겨냥, "상식적이지 않은 느낌을 국민들이 받고 있다. 국민이 의아해하고 있고, 때로는 분노하고 있다"며 "걱정을 빨리 해소해드리고, 진실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라디오에 인터뷰에선 캠프 설훈 선대위원장이 이 지사의 의혹을 퇴임 후 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빗대며 대장지구 수사를 촉구한 것에 대해 "충정 어린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막말"이라고 비판한 이재명 캠프 우원식 선대위원장을 향해 SNS에 글을 올려 "자격 검증에 대해 모두 네거티브라고 몰아세우는 것은 올바른 자세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설 의원은 "이 지사의 아픈 가족사를 선거에 활용하려는 뜻이 전혀 없다"면서도 "이 지사의 형수 욕설을 직접 듣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 지사의 해명을 인정한다고 해도 그 욕설만큼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당 선관위가 경선에서 중도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득표를 전체 유효투표 모수에서 제외한 '무효' 결정을 놓고서도 양측 캠프의 입장이 충돌하는 모습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무효처리 방침에 대해 "투표 자체를 없던 것으로 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올바른 대접이 아니다"라며 "어떤 투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당규가 불완전하고, 해석도 부적절하다"며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박광온 캠프 총괄본부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효 결정에 대한 강력한 이의를 제기하는 공문을 전날 당 지도부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무효화 규정은 결선투표 도입 전인 2012년에 마련된 것"이라며 "사퇴 후보의 투표를 무효로 하면 결선투표가 사실상 무력화되고, 당 후보의 경쟁력이 손상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재명 캠프의 현근택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낙연 캠프는 경선 불복을 시사하는 발언을 멈춰야 한다"며 "선수가 심판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퇴장하여 경기를 중단시키겠다고 엄포를 놓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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