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세쿼이아 국립공원 수령 2∼3천년 수천 그루 위험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캘리포니아의 산불로 수령 2∼3천년이 된 세쿼이아 나무들의 소실 위기가 커짐에 따라 소방 당국이 긴급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세쿼이아 국립공원의 '제너럴 셔먼'을 포함해 공원 내 나무를 살리기 위해 알루미늄 소재의 보호막으로 나무 밑동을 감싸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제너럴 셔먼은 세계에서 가장 부피가 큰 거목으로 1천487㎥에 달하며, 높이 84m·둘레 31m로 수십층 건물과 맞먹는다.

이 보호막은 산불로 열기가 뿜어나와도 단시간 동안은 버틸 수 있도록 해준다고 A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서부에서는 산불이 계속 이어지자 구조물을 보호하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이 보호막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타호 호수 근처에서도 보호막을 두른 주택은 산불의 열기에도 견뎠지만, 그렇지 않은 주택은 파손됐다.

또 미리 잡목이나 덤불을 불태우거나 제거해 산불 영향을 덜 받도록 하는 조치도 취했다.

세쿼이아 국립공원 일대를 위협하는 '콜로니' 산불은 수일 내에 세쿼이아 나무 2천 그루의 군락지가 있는 '자이언트 포레스트'를 덮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현재는 연기 층으로 인해 산불이 급속하게 번지는 상태는 아니라고 소방 당국이 밝혔다.

지난해에도 이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로 수천년 된 거대한 세쿼이아 수천 그루가 사라졌다.

지난해에도 산불로 7천500∼1만600 그루의 세쿼이아 거목이 소실됐다고 한다.

미 서부에서는 역대 최악의 폭염과 가뭄으로 산불 진화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이 배경에는 기후 변화가 있다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지난 30년 동안 기온이 올라가고 건조해지면서 극단적인 이상 기후 발생과 산불에 의한 피해 규모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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