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팀 '어펜져스' 구본길

올림픽서 "의심하지 마" 유행어 등극
어색하긴 했지만 기억해 주셔서 감사
지금 대표팀 멤버 그대로 AG 금 목표

각종 예능 출연… 가족들 너무 좋아해
아내는 제작진 마음으로 피드백 해줘
결혼 뒤 모든 일 잘 풀리며 승승장구

바삐 달려온 상반기를 보상이라도 받듯 모두가 기다린 명절 추석 연휴다. 숨가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가족들과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낼 생각에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다. 2020 도쿄올림픽부터 금의환향 이후 각종 예능 섭렵까지 어느때보다도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펜싱 국가대표 구본길에게도 추석은 기다려지는 날이다.
펜싱 국가대표팀은 '어펜져스(어벤져스와 펜싱의 합성어)'로 불리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구본길은 훈훈한 외모와 유쾌한 입담까지 갖춰 예능에서도 사랑 받는 뉴페이스다. 이제는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리스트를 넘어 새로운 스포테이너로도 각광받고 있다. 구본길은 "운동선수들이 예능에도 많이 출연하는데 신선함 때문인 거 같다"며 "전문 방송인이 아닌 일반인이 나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운동할 때의 이미지만 보다 말하는 모습도 보니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고 운을 뗐다.
이제는 예능에서도 익숙한 구본길이지만, 예능 이전에 '본업 천재'다. 지난 2019년 7월 역대 최초로 세계선수권 사브르 단체 3연패 달성했고, 나아가 한국선수 중 가장 오래 세계랭킹 1위를 기록한 주인공이 구본길이다. 
구본길은 "세계 랭킹 1위를 찍은 것도 중요하지만 매해 마지막 대회 시즌 1위를 유지하면 세계 연맹에서 메달을 준다. 그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진행된 2021 전국남녀종목별오픈대회 겸 국가대표 선발전 3차에서도 '어펜져스' 멤버들이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구본길은 김준호와 함께 3위에 올랐다. 구본길은 "예능도 열심히 해야하지만 일단 본업도 잘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본길이 도쿄올림픽에서 경기에서 어려움을 겪던 오상욱을 위해 외친 "의심하지마!"도 유행어로 떠올랐다. 그는 "의도한 건 정말 아니었다(웃음). 중계화면에 나올지도 몰랐다. 내가 봐도 화면으로 보니 어색하긴 했지만 패러디도 해주시고 기억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펜싱 뿐 아니라 예능에서도 구본길은 '어펜져스'의 형라인과 동생라인의 가교 역할이자, 분위기 메이커다. 고정 출연 중인 '노는브로2'에 이어 각종 예능 출연까지 가족들의 반응은 어떨까. 구본길은 "대구에 있는 가족들은 너무 좋아한다. 장모님께서도 주위에서 축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하셨다. 아내는 이제 시청자를 떠나 제작진의 마음으로 모니터링 해주고 피드백도 해준다. 도움이 정말 많이 된다. 옷도 다 직접 골라준다. 방송을 하면 옷 칭찬을 많이 받는데 모두 아내 작품이다. 아내도 뿌듯해한다. 너무 고맙다"라며 "이번 올림픽 메달도 아내 덕분에 땄다고 생각한다. 결혼하고부터 일이 모두 잘 풀렸다. 승무원인 아내도 이번에 직장에서 승진하고 함께 승승장구해 기쁘다. 하늘에 계신 장인어른께서도 기뻐하실 거 같다"고 밝혔다.
이번 추석도 가족들과 함께할 예정이다. 구본길은 "다행히 추석엔 다른 스케줄은 없어서 가족들과 보낼 수 있게 됐다. 본가는 대구, 처가는 부산이다보니 자주 가기가 어려운데 이번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동안 올림픽에 방송까지 너무 바빴어서 정작 가족들과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던 거 같아 미안해 더 즐거운 추석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구본길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구본길은 "펜싱선수로서의 목표는 일단 내년에 있는 아시안게임에서 또 금메달을 따는 것이다. 최대한 이 멤버(어펜져스)로 나가서 다시 한 번 국민들에게 감동을 드리고 싶다"며 "더 멀리 보면 언젠가 은퇴를 한다면 후배양성이나 펜싱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또 방송도 하게 되면 인간적인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언젠가 아빠가 된다면 자랑스러운 아빠이자 남편의 삶을 사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구본길은 본지 독자들에게도 "응원을 너무 많이 해주셔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 그동안 방송에도 많이 나오게 됐는데 금메달리스트를 구본길을 좋아해주시는 것도 있지만, 구본길이라는 사람을 좋아해주셔서 더 기뻤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선우기자 사진  | 강영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