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울버햄턴 유니폼 입고 '맹위' 4경기서 3골 '폭발'

데뷔전서 시즌 팀 첫 골-첫 승 이어
특유의 저돌적 돌파로 공격에 숨통
'손.케인' 못잖은 '희메네스' 케미로
뉴캐슬전 멀티골 합작, 승리 이끌어
선수-팀 '찰떡 궁합' EPL 정복 도전
월드컵 최종예선 2경기 활약도 기대

마치 운명처럼 만나자마자 모든 게 척척 돌아간다. '황소' 황희찬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울버햄턴의 궁합이 그렇다.
꿈에 그리던 EPL 무대에 입성한 황희찬이 초반부터 맹위를 떨치며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그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턴 몰리뉴 경기장에서 끝난 2021~2022시즌 EPL 7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 선발 출격, 선제골과 결승골을 모두 책임지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12일 왓퍼드와 EPL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그는 3경기 만에 시즌 2~3호 골을 몰아 넣었다. 초반 4경기에서 3골. 
황희찬은 입성하자마자 울버햄턴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고 있다. 데뷔전부터 '성난 황소'마냥 특유의 저돌적인 돌파를 앞세워 공격의 숨통을 튼 그는 팀의 득점 가뭄까지 해결하고 있다. 
울버햄턴은 올 시즌 개막 이후 3경기에서 내리 무득점 패배로 주저앉았다. 그러다가 왓퍼드와 4라운드에서 첫 선을 보인 황희찬이 올 시즌 팀의 첫 골을 책임지며 첫 승리(2-0 승)를 이끌었다. 홈 무득점을 깨뜨린 것도 황희찬이다. 울버햄턴은 이전까지 홈 3경기에서도 한 골도 넣지 못하고 4실점하며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뉴캐슬과 시즌 네 번째 홈경기에서 황희찬이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안방 첫 득점과 더불어 첫 승을 선물했다. 울버햄턴 팬이 황희찬에게 매료될 수밖에 없었다. 
득점 과정도 유의미하다. 황희찬은 뉴캐슬전 전반 20분 라울 히메네스의 침투 패스를 받아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파고들어 간결한 오른발 슛으로 선제골을 해냈다. 이어 1-1로 맞선 후반 13분에도 히메네스의 송곳 같은 패스를 제어한 뒤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으로 드리블, 상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는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멕시코 국가대표 골잡이 히메네스는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한국과 평가전(2-3 패)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적이 있다. 당시 황희찬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대표팀에서 적으로 만났는데, 울버햄턴에서 둘은 찰떡 호흡을 펼치고 있다.
히메네스는 지난 2018~2019시즌과 2019~2020시즌 울버햄턴 유니폼을 입고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간판 골잡이다. 그러나 지난 시즌 아스널전에서 두개골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입어 한동안 그라운드를 떠났다. 올 시즌 돌아와 지난달 26일 사우샘프턴전에서 복귀골을 넣었지만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상대 경계 대상 1호로 늘 꼽히는 데 황희찬의 합류로 부담을 덜고 있다. 뉴캐슬전처럼 상대 수비를 끌어내리고 윙어에게 득점 기회를 내주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 마치 지난 시즌 토트넘의 손흥민과 해리 케인, '손.케인 듀오'가 환상적인 호흡을 뽐낸 것처럼 '희메네스(황희찬.히메네스) 조합'도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뉴캐슬전 직후 스포츠서울을 비롯해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만난 황희찬은 "라울 (히메네스)과 서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감독께서 공격수, 미드필더 간에 세밀한 플레이를 요구한다. 특히 나와 라울은 중앙과 측면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유기적으로 패스하도록 전술을 많이 신경 써주신다"고 말했다. 
황희찬에게도 울버햄턴의 존재가 감사하다. 그는 이전 소속팀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지 못해 애를 태웠다. 하지만 울버햄턴을 통해 어릴 때부터 꿈꾼 EPL 무대를 밟았을 뿐 아니라 초반 맹활약을 펼치며 반전의 디딤돌을 놓고 있다. 
황희찬은 "EPL은 세계 최고의 무대다. 축구 선수도 꿈꾸지만, 일반인도 굉장히 좋아하고 열광하지 않느냐. 그런 곳에서 내가 뛸 수 있고 팀에서 역할을 한다는 것에 행복하다"고 웃었다.

울버햄턴  | 장영민통신원.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