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 슬러거 존카를로 스탠튼이 그린 몬스터 앞에서 눈물을 삼켰다.

1경기 와일드카드 시리즈 전망은 뉴욕 양키스의 우세였다. 하지만 5일 결과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6-2 승리로 끝났다. 보스턴은 8일부터 플로리다 트로피카나필드에서 동부지구 챔프 탬파베이 레이스와 5전3선승제 시리즈를 시작한다.

보스턴의 홈 펜웨이파크는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1912년에 개장한 유서깊은 구장이다. 펜웨이파크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좌측 펜스 ‘그린 몬스터(Green Monster)’다. 초록색으로 칠해져 ‘초록 괴물’이다.

펜웨이파크는 홈에서 좌측 펜스까지 91m로 매우 짧다. 우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를 막기 위해 담장을 높이 세웠다. 11.33m다. 그래서 붙은 애칭이다.

스탠튼은 AL WC 시리즈에서 팀의 6안타 가운데 절반인 3안타를 때렸다. 이 가운데 그린몬스터를 맞히는 타구 2개와 하나는 9회 우월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그린몬스터가 아니었다면 한 경기 3홈런을 작성할 뻔했다. 스탠튼은 1회 레드삭스 선발 네이선 이발디를 두들겼다. 홈런인줄 알고 1루로 천천히 조깅하다가 펜스를 맞고서야 뛰었다. 이 타구가 홈런이 됐다면 경기 양상은 달라질 수 있었다. 선취점은 승부에 매우 중요한 변수다.

1-3으로 추격한 6회에도 1사 1루서 그린몬스터의 상단을 때리는 큼직한 타구를 날렸다. 1m 정도가 높았으면 동점 투런 홈런이 되는 타구였다. 1루 주자 애런 저지는 홈까지 파고들다가 중견수-유격수-포수로 이어지는 중계플레이에 아웃됐다. 양키로서는 통한의 6회 공격이었다.

올 전반기 부진으로 팬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받았던 스탠튼은 올해 타율 0.273 홈런 35 타점 97개로 기본은 했다. 특히 스탠튼은 적시 펜웨이파크에서 유난히 강했다. 올해 펜웨이파크에서 OPS가 무려 1.103이었고 홈런 3 타점 11개로 홈 양키스타디움을 제외한 원정 구장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스탠튼으로서는 그린 몬스터가 원망스러운 2021년을 마감한 와일드카드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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