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3·세인트루이스)은 와일드카드 시리즈 마운드를 밟을 수 있을까?

단 1경기로 진행되는 와일드카드 시리즈는 벼랑 끝 단판승부다. 승패를 속단하기 어렵다. 전술과 전략, 감독, 선수의 능력을 쏟아붓는 NFL의 풋볼(미식축구) 승부와 다를 바가 없다.

6일 다저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WC) 시리즈에 김광현이 마운드를 밟지 않는 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입장에서는 유리한 경기 진행이다.

WC 시리즈 엔트리는 26명이다. 아메리칸리그 뉴욕 양키스-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드러났듯 투수는 12명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마운드에 나설 투수는 당일 선발과 불펜진이다. 선발 로테이션 투수들도 엔트리에서 제외된다. 엔트리 합류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NL WC 선발은 세인트루이스 애덤 웨인라이트(17승7패 3.05), LA 다저스 맥스 셔저(15승4패 2.46)다. 40세와 37세 두 백전노장의 대결이다. 초반 대량 득점이 터지지 않는 한 불펜 싸움이 열쇠를 쥐고 있다.

사실 김광현(7승7패 3.46)의 WC 등판은 세인트루이스가 경기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인트루이스로서 다저스전 투수 운용은 A스쿼드 불펜진이 투입이 가장 이상적이다. 팽팽한 승부와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경기다. 알렉스 레이에스, 헤네시스 카브레라, 루이스 가르시아 마무리 지오바니 가에고스 등의 투입을 뜻한다.

마이크 실트 감독은 선발에서 불펜 보직을 바꾼 김광현을 다양한 루트로 활용하지 않았다. 최근 MLB의 불펜 운용은 1이닝이다. 모든 팀들이 이 방법을 사용한다. 불펜 투수의 호투에도 1이닝으로 끊는다. 1이닝은 두 가지 효과를 본다. 다음 날에도 등판하고, 상대 타자들은 이닝마다 투수가 바뀌면 적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광현은 9월 이후 6차례 밖에 출격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1이닝 피칭은 2회에 불과하다. 2이닝 2회, 1,2, 1.1이닝 각각 1회다. 통상적인 불펜 운용 방식에서 벗어난다. 그렇다고 선발이 조기에 무너질 때 출격하는 롱릴리프도 아니다. 애매하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마운드에 선 김광현은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부터 역할이 가능하다. 단판 승부가 아닌 긴 호흡의 시리즈이기 때문에 불펜 투수 전원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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