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중산층'41세~56세 X세대의 '코로나 반전'

[경제진단]

美 6500만명 추산 팬데믹 기간 순자산 되레'쑥'
2008년 금유위기 타격 딛고 주요 기성세대 부상
부동산 가격 급등, 커지는 세대간 격차 최대 이슈

41세부터 56세 사이의 미국 X세대(1965~1980년생)의 자산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50%나 늘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 보도했다. 주식시장의 호황과 연금 수급액 증가, 부동산 가격 상승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됐다.

매체에 따르면 X세대의 순자산은 지난해 1분기 25조6000억달러에서 올해 2분기 38조3000억달러로 1년3개월 만에 약 50% 늘어났다. X세대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세대 중 28.6%로 지난해 1분기 때보다 3.9%포인트의 증가율을 보였다.

인구 65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X세대의 자산은 지난 15개월간 총 13조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인구 7100만명인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자산은 12조8000억달러, 인구 7200만명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자산은 2조9000억달러 느는 데 그쳤다.

X세대 자산 증가의 일등공신은 코로나19 기간 치솟은 주택 가격과 주가다. 미국 정부가 초저금리와 양적완화 정책을 펴면서 시장에 풀린 돈이 부동산과 주식시장에 쏠렸다. 미국 집값은 지난해보다 16% 이상 올랐고, 기성세대가 상대적으로 수혜를 봤다.

한 통계에 따르면 미국 X세대의 69%, 베이비붐 세대의 77.8%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직은 상대적으로 젊은 밀레니얼 세대는 47.9%만 주택을 갖고 있다. 

뉴욕증시도 지난 7월 최고치를 찍었다. X세대의 주식 자산은 1년3개월 만에 두 배 늘어났다. 액수로는 10조5000억달러로 밀레니얼 세대가 보유한 주식 자산의 10배에 달한다.

X세대는 미국 현대 역사에서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해진 세대다. X세대 수백만명은 30~40대 초반이던 2008년 금융위기로 일자리와 집을 잃은 경험이 있다. 베이비붐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끼어 한때는 ‘잊혀진 중산층’으로 불리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던 X세대가 이제는 주요 기성세대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대 격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40세 미만 연령층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전체 미국 자산의 16.9%를 보유했지만 2019년에는 8.6%만 가졌다. 전문가들은 “치솟는 부동산 가격으로 젊은이들이 부동산 사다리에 오르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계층 간 주식 보유 양극화는 더 심각하다. 미국에서 주식이 있는 사람은 56% 정도인데 전체 주식의 80% 이상을 소득 상위

10%의 미국인이 소유하고 있다.

다만 부유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앞으로 수십년에 걸쳐 젊은 자식들에게 막대한 부를 이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산 총액은 68조9000억달러로 X세대보다 1.8배, 밀레니얼 세대보다 9.1배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