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 마무리해야죠, 해외 진출은 아직 생각 없어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 83개국 ‘넷플릭스 톱10’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프랑스에서는 ‘오징어 게임’ 때문에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극중에 등장한 딱지나 뽑기 등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 줄을 기다리던 중 팬들이 몰리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으며 중국에서는 ‘오징어 게임’을 보기 위한 불법 유통이 횡횡하고 있다. 지난 7일(한국 시간)미국 NBC 유명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이하 지미 팰런쇼)’에 이정재를 비롯해 박해수, 위하준, 정호연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미 팰런은 이정재에게 “너무 반갑다”면서 “한국에서 매우 잘생기고 유명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정재 씨가 주로 한국에서 악역을 맡았다는데, 너무 친근하게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오징어 게임’은 세트장과 음악, 연출 그리고 그 안에서 펼쳐지는 456억을 향한 잔혹 동화로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야말로 ‘오징어 게임’ 열풍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빛나는 인물은 이정재다. 심성은 착하지만 도박 빚에 시달려 ‘오징어 게임’에 참가, 최종 우승을 하는 주인공이다. 영화 ‘신과 함께’, ‘사바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등에서 카리스마가 빛나는 인물로 등장했지만 ‘오징어 게임’에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철없고 무능한 40대 가장 ‘성기훈’으로 분해 열연했다. 그의 변신 덕분에 ‘오징어 게임’은 한층 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현재 영화 ‘헌트’를 촬영하며 영화 감독으로도 변신한 이정재는 연예소속사 ‘아티스트 컴퍼니’ 설립자 또 대상그룹 전무 임세령의 연인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지난 2일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7일 206만 명의 팔로워 수를 기록했고, 그 수는 끊임없이 올라가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실감하냐는 물음에 이정재는 “너무 감사하다”면서 “아직 얼떨떨하다. 뉴스로만 접하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확실히 인간미가 있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그런 점에서 정말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 작품을 찾아봐주시는 것도 감사하다. 더 좋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찾아봐주셨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고 털어놨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인 인기는 이정재의 활동 무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하지만 이정재는 “영어를 잘 못해서 할리우드에서 활동을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지금 열심히 (영화 헌트)촬영을 하고 있고 더 열심히 마무리해야한다”면서 “현재까지는 할리우드 생각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징어 게임’을 통해 한국 대표 게임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뽑기 게임, 오징어 게임, 줄다리기, 구슬치기도 덩달아 화제가 됐다. SNS에는 달고나를 만드는 영상이 100만 조회수를 넘기며 큰 인기를 얻고 있고, 외국인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즐기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정재는 “(오징어게임에서)가장 기억에 남는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다. 촬영장 스케일이 매우 컸고, 인형도 구동이 잘 됐다. 456명이 같은 츄리닝을 입고 목숨을 건 달리기 게임을 하는 게 묘했다. 첫 촬영때부터 느낌이 왔다. 보다 의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연기적으로 어려웠던 게임으로는 ‘뽑기 게임’을 꼽았다. 이정재는 “‘뽑기 게임’은 절박함도 있어야하고, 재미도 있어야하고, 긴장감도 있어야 해 어려웠다”고 밝혔다.

극중 마지막에 붉은 머리로 염색해 화제가 됐다. 이정재는 “붉은 머리 염색은 (성)기훈 입장에서는 큰 결심을 한 것이다. 보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게 맞을 듯 싶다”고 말했다. 또 해보고 싶은 캐릭터가 있냐는 물음에 “일남”이라고 답했다. 그는 “일남은 단상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으로서 인생이 재미없어서 이런 일을 하는 배경이 상상이 됐다. 게임을 설계했다는 거 자체가 아주 잔혹한 인물인 듯 싶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이정재는 뽑기 게임에서 열심히 달고나를 햝는 장면, 붉은 머리 염색 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이정재는 “‘오징어 게임’ 1,2회를 보면서 나도 헉했다. 저렇게까지 연기를 해야했나 싶을 정도로 많이 웃으면서 봤다. 무슨 생각으로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이렇게 연기를 하면 어떤 반응이나 효과가 있을지 생각하고 하지는 않는다. 캐릭터에 집중해야 해서 부수적인 것들을 고민할 시간적인 여력이 없다. 시즌2,3가 계속된다면 계속 함께 하고 싶다”고 유쾌하게 웃었다.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