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분석해 주워간 시민 찾아 압수…검찰 압수수색 당시 확보 실패

휴대전화 분석 중…경찰 "유 전 본부장과 해당 시민 관계도 조사 예정"

(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사라졌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지난 7일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은닉 등 증거인멸 의혹과 관련한 고발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뒤 같은 날 탐문 등을 거쳐 휴대전화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해당 휴대전화는 지난달 29일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유 전 본부장이 '창밖으로 던졌다'고 알려진 전화기이다.

당시 검찰은 건물 관리인을 통해 주변 CCTV 위치를 확인하고, 건물 주변을 탐문하는 등 수색을 벌였지만 끝내 사라진 휴대전화를 찾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유 전 본부장이 다른 증거들에 앞서 휴대전화를 버린 이유를 그 안에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된 중요한 증거들이 담겨있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했다.

유 전 본부장이 정영학 회계사를 비롯해 머니투데이 법조팀장 출신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등과 대화하면서 녹음한 파일이나 주고받은 사진 등이 휴대전화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휴대전화는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7일 만에 경찰 수사에 의해 발견됐다.

지난 5일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서울경찰청에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했고, 해당 사건은 지난 7일 경기남부청으로 배당됐다.

경기남부청은 사건을 배당받은 당일 유 전 본부장의 거주지인 경기 용인시 한 오피스텔에 설치된 CC(폐쇄회로) TV 영상을 분석, 창밖으로 던진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주운 시민을 특정했다.

이어 해당 시민으로부터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 중이다.

아울러 증거인멸 혐의와 관련해 휴대전화를 습득한 시민을 상대로 정확한 습득 경위와 함께 유 전 본부장과 관련성이 있는지 등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확보한 휴대전화를 분석 중"이라며 "수사와 관련해 검찰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숙이 개입한 인물로, 사업 시행을 맡은 '성남의뜰' 주주 구성과 수익금 배당방식을 설계해 화천대유 측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장동 개발 수익이 흘러간 것으로 의심받는 유원홀딩스의 소유주로도 알려져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 취임 이후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지내 이 지사의 측근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측에서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는다.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그만두기 전 화천대유 측에 배당 수익을 나눠달라고 요구했고, 이에 화천대유 측이 돈을 전달했다는 의혹이다.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로 지목된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파일에 이 같은 정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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