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는 시인했다가 '그런말 없었다' 번복…윗선 논란

야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공격…한 배 탄 남욱·정영학 말맞추기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56)씨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와 관련해 미묘한 해명을 한 뒤 의혹이 커지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화천대유가 100% 소유한 천화동인 1호의 배당금을 두고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분'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지만 정작 김씨나 또 다른 핵심 인물 남욱 변호사 등은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측근인 정민용 변호사는 검찰에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고, 김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놨다고 여러 차례 내게 말했다"는 내용의 자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천화동인 4호 소유주로 미국에 체류 중인 남욱 변호사는 12일 저녁 언론 전화 인터뷰에서 김씨가 평소 유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고 밝혔다.

김씨가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유 전 본부장 등 관련자 중에서 가장 '큰형'이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씨가 지칭한 '그분'이 유 전 본부장이 아닌, 이른바 '윗선'의 누군가가 아니냐는 의문을 자아내는 지점이다.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1호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한테서) 들은 건 사실"이라고도 말했다.

김씨 측은 '그분' 언급과 관련해 "그와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부인했으나, 2009년부터 대장동 사업에서 동업자 관계였던 남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 모두 천화동인 1호가 김씨 것이 아니고, 김씨가 이를 인정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는 셈이다.

김씨는 12일 새벽 검찰 조사를 받고 나오면서 '그분'과 관련해 "구(舊) 사업자들 갈등은 번지지 못 하게 하려는 차원에서 그리 말한 것"이라며 녹취록 내용을 시인해 파장을 일으켰다가 변호인을 통해 그런 말을 한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유 전 본부장이 '그분'이 아니라고 한 남 변호사는 정 회계사와 함께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장동 공영개발을 추진하던 2009년부터 민영 개발을 목표로 주변 토지를 사들이고 토지 소유주들을 설득하는 등 사업 초기부터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이후 대장동 개발이 민관 공동 개발로 바뀌자 이들은 화천대유가 참여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투자해 남 변호사의 천화동인4호는 1천7억원을, 정 회계사의 천화동인5호는 644억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오래 사업을 같이했고 막대한 배당금을 챙긴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가 중간에 사업에 뛰어든 김씨, 유 전 본부장 측에 책임을 떠넘기고자 입을 맞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가 지인들에게 이재명 경기도지사와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는 증언도 나오면서, '그분'의 정체는 향후 수사·공판 과정에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juju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