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90% “지지 정당 다른 사람들간 정치 대립, 미국 만큼이나 매우 심각”응답 

[생각뉴스]

▣퓨리서치센터 선진 17개국 조사

종교 갈등도 61%로 주요국 중 '최고'
난민 이슈 없어도 민족·인종 갈등 상위
도시-농촌 갈등 프랑스 이어 2위 기록

한국의 정치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미국 만큼 크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 심한, 또는 매우 심한 갈등이 있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미국과 한국에서 90%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한국인들은 우리 사회의 정치 갈등을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상 초유의 ‘의사당 난동’이 벌어진 미국만큼이나 정치 양극화의 골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사회의 종교 갈등이 심각하다’는 인식도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퓨리서치센터가 17개 선진국 1만8850명을 대상으로 다양성과 갈등에 대한 생각을 물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은 사회에 긍정적이다’라는 응답률이 모든 나라에서 4년 전보다 증가했다.

인종, 종교, 민족 구성이 다양해지는 것을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본 것이다.

한국도 59%가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러나 ‘다름’ 때문에 빚어지는 사회 갈등은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이 다른 사람들 간 갈등이 매우 심각 혹은 심각하다’는 데 한국인 90%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인 응답률과 같다. 미국은 올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고 연방의회 의사당을 점거하는 난동을 일으켰을 정도로 보수·진보 간 갈등이 심각하다. 그런 미국과 비슷한 수준으로 한국인들이 우리 사회의 정치 갈등을 바라본 것이다.

한국인이 두 번째로 심각하다고 본 갈등은 종교 갈등이었다.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 간 갈등’에 대해 61%가 매우 심각하거나 심각하다고 답했다. 프랑스(56%)나 미국(49%), 독일(46%)보다 훨씬 높다.

다른 민족·인종 간 갈등과 도농 갈등도 정치나 종교 갈등만큼은 아니지만 심각하다는 응답률이 높은 편이었다. 한국인 57%는 민족·인종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는데, 이는 난민 유입 이슈가 있는 이탈리아(57%)나 독일(55%)과 비슷하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도농 갈등도 43%가 심각하다고 답해 프랑스(45%)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정치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봤지만 그 비율은 각각 39%와 33%, 69%로 한국에 비해 훨씬 낮았다.

퓨리서치센터는 “한국인은 미국인만큼이나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고 봤고,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며 “종교 갈등도 여느 아시아 국가와 달리 심각하다는 응답률이 매우 높은 ‘아웃라이어’(보통의 범주를 벗어난 것)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