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방송인 장영란이 데뷔 20년만에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40대에 찾아 온 관심과 사랑에 얼떨떨한 장영란이지만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장영란은 지난 2001년 6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엠넷 VJ(비디오자키)로 방송가에 입성했다. 어느덧 VJ라고 하면 추억 속 직업이지만 당시에만 해도 촉망 받는 방송인들이라면 꿈 꿔왔던 직업이다. 수 많은 현장에서 실력을 쌓아온 장영란은 이후 예능 프로그램에 등장해 밝은 에너지로 존재감을 알렸다. 또 종편 개국 이후에는 TV조선 ‘아내의 맛’, 채널A ‘금쪽 같은 내 새끼’ 등 각 채널 대표 예능에도 출연하며 종편이 알아 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웹예능 ‘네고왕2’ MC로 발탁돼, 데뷔 20년 만에 단독 MC를 맡게 된 것은 물론 8개 브랜드 광고 모델로도 활약 중이다. 그야말로 최고의 전성기다.

장영란은 “사람들이 ‘대세다, 전성기다’ 하는데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와닿지 않는다. 다만 좋은 댓글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긴 한다(웃음). 늘 하는 행동은 같고 동네 분들도 기존과 같게 대해주신다. 오히려 그게 좋은거 같다. 스스로 기고만장 하지도 않게 되고 좋다”며 “굳이 체감한 순간을 꼽자면 MBC ‘라디오스타’에 나갔었는데 자리를 보고 놀랐다. 이번에 세번째 출연이었는데 처음으로 첫번째 자리에 앉았다. 덕분에 욕심 안부리고 ‘재밌게 놀다 가야지’라는 마음으로 녹화에 임했는데, 편집도 잘해주셨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다 보니 방송도 잘 나왔던거 같아 만족감이 크다”고 운을 뗐다.

장영란의 진가가 더욱 빛나는건 ‘방송인 장영란’ 뿐 아니라 ‘사람 장영란’의 매력도 인정 받았기 때문이다. 장영란은 솔직하고 거침 없는 입담의 소유자지만 절대 타인을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않는다. 그저 지지하고 공감한다. 이런 부분이 방송에서도 잘 녹아들어 더 이상 비호감이 아닌 호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또 바쁜 활동 속에서도 가정에서는 좋은 엄마이자 아내, 딸, 며느리기도 하다.

장영란은 “너무 감사하게도 어릴 때부터 가족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특히 아빠의 사랑을 정말 많이 받았다. 받은 사람이 줄 수 있다. 과거엔 매니저 없이 혼자 운전하고 다녔는데 아버지가 차도 닦아 주시고 그랬던 생각이 난다. 그런 사랑을 받아서 그런지 내가 자존감이 높다. 아빠 방에 내 사진으로 도배가 될 정도로 사랑해 주셨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 또한 많이 성장했다”며 “그러고 난 다음에 그 자리를 남편이 완전히 채워줬다. 아빠의 빈자리를 못느끼게끔 해주는 남편에게 늘 고맙다. 딸 지우, 아들 준우도 함께 채워주고 있다. 이 감사함을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 에너지로 방송하고 있다. 시부모님도 너무 많이 사랑해주신다. ‘가화만사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집안이 편해야 일도 잘된다. 그런 모토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장영란을 보고 있노라면 ‘대기만성(大器晩成)’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누군가는 장영란을 보며 희망찬 내일을 꿈꾸고 있을 터다. 장영란은 “나도 길거리로 시작해 한단계씩 올라왔다. 그걸 이길 수 없다. 고생하는만큼 배신하지 않더라. 언젠가 기회가 오더라. 꼭 그 기회를 잡고, 겸손한 마음으로 꾸준하게 쭉 걸어 갔으면 좋겠다. 잘 나갈때 변하는게 무서운데 스스로도 자아성찰 하려고 노력했다”며 “제일 중요한게 시대가 변해도 예의를 갖추는게 중요하다. 가식적인 인성은 들통나기 마련이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 나갔을 때 (신)동엽 오빠가 ‘영란이는 카메라 앞과 뒤가 똑같아서 좋다’고 하셨다. 역시 진정성이 중요한거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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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장영란 소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