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의학계, 코로나바이러스 추가 변이 가능성 주목"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최근 글로벌 백신 접종률 상승 등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바이러스의 추가 변이 가능성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 보도했다.

신문은 '코로나바이러스, 중대 변이 올까?' 제하의 기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면밀하게 살펴본 과학자들이 아직도 이 바이러스의 진화 가능성이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연구단체 '스크립스 연구소'의 면역학자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은 "이 바이러스가 얌전해질 거라는 어떤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여전히 최대 상태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미생물 진화를 연구하는 본 쿠퍼는 "아마도 다음 변이는 델타의 자손일 것"이라며 "언제든 어디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델타 변이'의 하위계통(sublineage) 수십 종을 추적하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한 종은 최근 영국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전파가 이뤄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변이종은 몇 달 만에 영국 전체 신규감염의 8%를 차지했다. 다만 이는 선조인 델타 변이보다는 확산 속도가 느린 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하버드 T.H챈 공중보건대학원의 역학 전문가인 윌리엄 해니지는 워싱턴포스트에 "이 변이는 선조인 델타 변이 정도는 아니지만,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볼일을 다 봤다고 생각한다면 멍청한 것이다. 바이러스는 꾸준히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력을 확대하거나 인간의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능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변이를 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코의 수용체에 더 강하게 달라붙음으로써 몸속에 더 빨리 침투할 방법을 찾거나, 침방울(비말)보다 더 미세한 물방울(에어로졸) 형태로 더 공기 중에 오래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전파력이 더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 모양을 바꿔, 인체의 면역 항체가 바이러스를 공격하기 어렵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낼 수도 있다.

지금까지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변이해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변이가 백신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도 주목하고 있다.

다행히도, 델타 변이가 백신을 무력화하는 형태로 진화했다는 과학적인 증거는 확인된 바 없다.

백신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코로나19 팬데믹의 '비상사태'는 끝을 바라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세계적인 백신 접종 불평등 현상은 세계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부자 나라들은 인구 절반 이상이 백신을 맞고 '출구 전략'을 고심하고 있지만, 일부 빈곤 국가에서는 백신 접종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국가별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아직까지는 천차만별이다.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은 확진자와 사망자 수 감소세가 뚜렷하지만, 동유럽·러시아·뉴질랜드 등은 여전히 일일 최대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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