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세대' 젊은 층 투자용 주택 공동구매 크게 늘어…지난 7년새 771% 폭증

[신풍속도]

낮은 모기지 이자율 편승, 다운페이 분담'묘안'
"렌트 주면 페이먼트 커버…집값은 계속 올라"
한인 젊은 층 형제·남매등 가족 매입 사례 많아
전문가들 "관계 어긋난면 낭패 세심한 주의 필요"

  
#최근 직장인 한모씨(35)는 친구 최모씨(34)와 함께 LA 한인타운 내 2베드룸 콘도를 공동으로 구매 했다. 이씨는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부터 모기지 이자율이 크게 낮아지자 줄곧 주택 구매를 꿈꿔왔다. 본인이 살 집이 아니고 투자용 주택을 찾고 있던 그는 그러나 천정부지로 오른 주택 가격이 부담이었다. 혼자 구입하기엔 무리였기 때문이었다. 이씨는 "70만달러짜리 콘도를 사려고 보니 20% 다운페이가 14만달러나 돼서 갖고 있는 돈으론 엄두를 낼수 없었다"고 말했다. 고민하던 중 역시 평소에 집을 사고 싶어했던 친구와 상의하에 각각 7만달러씩 내고 집을 사기로 했다. 그는 "렌트를 주면 월 페이먼트를 충분히 커버하고도 남는 것은 물론 집값이 점점 오르는 추세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밀레니얼 세대(25세~40세)의 주택 공동 구매가 크게 늘고 있다. 친구 또는 형제나 남매 등이 비용을 분담해 주택을 구입하는 트렌드가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부동산 분석 업체 애톰 데이터 솔루션의 통계를 인용 분석한 바에 따르면 성(姓)이 다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가 주택을 공동으로 구매한 사례는 지난 2014~2021년 사이 771% 증가했다

WSJ는 밀레니얼 세대가 집값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덜기위해 룸메이트나 친구와 주택을 함께 구입 하고 있으며 팬데믹이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 시켰다고 분석했다. 또 결혼과 육아 계획이 상대적으로 늦은 이들의 문화적 특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밀레니얼세대의 주택소유권은 베이비부머 등 부모 세대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추세다.

2021 밀레니얼 홈오너쉽의 보고서에 따르면 30세에 주택을 소유한 밀레니얼 세대는 42%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X세대(1974~1983년생)의 48%,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3년생)의 51%가 주택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2분기 주택 구매 가운데 미혼 커플의 공동 구매 비중이 11%, 룸메이트인 '기타'가 3%로, 전년 동기의 9%, 2%보다 각각 커졌다.

한인사회도 젊은 층의 공동구매 현상이 점점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한인들의 경우 친구나 룸메이트외에 형제나 남매가 투자용 주택을 공동으로 구입하는 사례가 눈에 띈다. 

매스터즈 부동산 그룹의 스티븐 배 에이전트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로 주택 공동 구매가 급증했다. 

배 에이전트는 "최근 집값이 오르고 이자율이 하락하면서 주택을 공동 구매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났다"며 "특히 젊은층이 선호하는 실버레이크와 에코파크 등지가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비용을 분담해서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택담보대출 상환이나 주택 수리·유지 비용 분담 방법, 두 사람중 한명이 팔기를 원할 경우 주택을 어떻게 처리할지 등의 수반된 과제들이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지 않으면 공동소유주간에 소송으로까지 비화돼 인간관계까지 어긋날 수도 있다며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