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당원투표서 23%p 압승…일반여론조사에선 10%p 열세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5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에는 당원들의 절대적인 지지세가 동력이 됐다.

윤석열 후보는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홍준표 의원에게 10%포인트 밀렸지만, 당원투표에서는 무려 23%포인트 압도적 우위를 보였다.

당원 투표율이 63.89%로 현행 선거인단 방식이 도입된 2011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결국 당심(당원 표심)에서 승부가 결정 난 셈이다.

윤 후보는 47.85% 최종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홍 의원(41.50%)과는 6.35%포인트 격차다.

최종 득표수로는 윤 후보가 34만7천963표, 홍 의원이 30만1천786표로 4만6천177표차 승부였다.

당원투표(선거인단 유효 투표)와 일반여론조사 결과를 각각 비교하면 두 주자의 지지층은 확연하게 대비된다.

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 21만34표(57.77%)를 얻어 12만6천519표(34.80%)를 얻은 홍 의원을 8만3천515표나 앞섰다. 득표율 차이가 22.97%나 됐다.

반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는 윤 후보가 37.94%에 그쳐 48.21%를 차지한 홍 의원에게 10.27%포인트 차이로 졌다. 투표수로 환산하면 윤 후보 13만7천929표, 홍 의원 17만5천267표로 3만7천338표 차이가 났다.

윤 후보가 여론조사의 10%포인트 열세를 23%포인트나 앞선 당원 투표로 극복하고 본선 티켓을 거머쥔 것이다.

윤 후보는 대규모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영입을 통해 조직 기반을 탄탄히 다져둔 만큼, 당원 투표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일 것으로 일찍부터 예견돼 왔다.

윤 후보 캠프에 속한 전·현직 의원만 100명에 달했다.

윤석열 캠프 종합지원본부장을 맡은 권성동 의원은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국 245개 당협 중 윤 후보를 지지하는 당협위원장이 160개 정도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준석 대표 선출 이후로 신규 당원이 급증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당원조직의 주류를 차지하는 구도에서 윤 후보에게 '당심'이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윤 후보가 내세운 '정권교체 후보론'이 당원들에게 통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윤 후보는 경선 막판에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윤석열로 이기는 것이 문재인 정권에 뼈아픈 패배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홍 후보는 젊은층 중심의 지지세 상승을 부각하며 "민심에 따라 당심도 바뀔 수밖에 없다"는 논리를 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 정부 검찰총장을 지내며 정권과 맞서 싸운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홍 의원이 막판 선전했으나 위기감을 느낀 윤 후보 지지자들도 결집하면서 최종 판세를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윤 후보가 홍 의원에게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10%포인트의 격차로 지면서 당심과 민심이 어느 정도 괴리됐음이 확인됐다고 할 수 있다.

경선 막바지 윤 후보의 '전두환 옹호' 발언과 '개 사과 사진' 논란 등이 잇따르며 타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2030 세대 등 취약층과 중도층 민심을 끌어오는 게 본선의 숙제로 남게 됐다는 지적이다.

홍 의원도 SNS에 경선 결과에 승복한다고 올린 글에서 "국민 여론에서 예상대로 11%나 이겼다"면서 "민심과 거꾸로 간 당심"이라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앞으로 2030세대 지지를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핵심 과제가 됐다"며 "후보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당이 총력 체제를 갖춰서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