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울긴 왜 울어. 고생 많았어"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오후 5시께 고사장인 경남 창원중앙고 정문으로 수험생들이 우르르 빠져나왔다.

1시간 전부터 정문 앞에서 목이 빠지게 수험생 자녀를 기다린 부모들은 반가운 몸짓으로 자녀의 이름을 불렀다.

개운한 얼굴로 걸어 나오던 한 남학생은 어머니를 보자 울컥한 표정으로 얼굴을 가렸다.

같은 표정으로 아들을 껴안은 엄마는 "울긴 왜 울어" 하며 연신 등을 토닥였다.

정문에서 아들을 기다리던 김선영(49)씨는 "어린 나이에 오늘이 가장 긴장했던 날일 텐데, 정말 고생 많았다"며 "'고생 많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울먹였다.

둘째 아들을 기다리던 김주식(50)씨는 "코로나19 탓에 비대면으로 공부했던 기간이 길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능 한파'가 없는 데다 애틋함이 더해져 고사장 앞은 훈훈한 분위기였다.

보호자가 데리러 오지 않은 수험생이 머뭇거리며 나오자 손뼉을 치며 "고생했어요"라고 외치는 학부모도 있었다.

1년의 긴 수험생활을 마치고 나오는 수험생들의 얼굴은 개운하면서도 얼떨떨한 기색이었다.

창원고에 다니는 박기문(18) 군은 "실감이 잘 나지 않지만, 시험 자체가 힘들었다는 느낌은 없다"면서 "저녁에는 친구들과 만나 게임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장지웅(18) 군은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우선 집에 가서 한숨 푹 자고 싶다"고 말했다.

창원문성고에 다니는 김태영(18) 군은 "코로나19 상황이기는 했지만 '하던 대로 하자'라는 마음으로 공부했다"며 "오늘 저녁은 가족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남에서는 1교시 지원자 2만9천863명 중 2만6천680명이 응시했고, 3천183명이 결시해 결시율 10.66%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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