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BNL 린 멩 연구팀, 85개 대도시 찍은 15년치 위성사진 분석

(서울=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가로등을 비롯해 도시의 어둠을 밝히는 각종 조명이 동·식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26일(현지시간)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 린 멩 연구팀은 가로등과 전광판 등에서 나오는 빛이 육상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미국 85개 대도시를 찍은 15년 치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올해 이들 도시에서는 녹화가 일찍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이 도시 지역 온도가 인근 시골보다 1∼3도 높은 '열섬 현상' 효과로도 설명될 수 있어 비슷한 기온을 보이는 미국 전역의 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추가로 관찰했다.

그 결과 인공조명이 낮의 길이를 늘여 도시 지역의 봄을 앞당기고 가을이 오는 것을 늦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에서는 인공조명의 영향으로 시골에 있는 나무에서보다 도시지역 나무에서 9일 일찍 녹색 잎이 관찰됐다. 또 도시에 있는 나무들의 잎은 시골에서 자라는 나무들의 잎보다 6일가량 늦게 갈색 또는 붉은색으로 변했다.

멩 연구원은 "우리 연구 결과는 인공조명이 육상 생태계에 미치는 실질적이고 광범위한 결과를 대부분 간과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일조 시간의 변경은 식물과 동물의 성장, 영양공급, 짝짓기, 이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최근 영국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잘 나타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가로등에 많이 사용되는 친환경 LED등은 나트륨등보다 곤충 서식에 더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LED등이 비친 풀밭의 나방 애벌레 수는 조명이 없는 인근 지역과 비교해 3분의 1가량 적었다.

이런 까닭에 LED등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하루에 수백 마리의 애벌레를 찾아야 하는 고슴도치 등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u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