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소강…미국·유럽 주식선물 반등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지난 주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발견 소식으로 요동쳤던 세계 금융시장이 29일 최초 충격에서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은 이제 긴장 속에서 오미크론의 전염성과 중증 위험도 등 핵심 지표에 대한 연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양상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미크론에 대한 공포가 한풀 꺾이면서 아시아 시장에서 미 달러화 가치가 엔화와 유로화 대비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고,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는 달러화 대비로 1.3% 올랐다.

멕시코 페소화와 호주의 호주달러화도 미 달러화 대비로 상승했다.

뉴욕증시의 각종 선물지수와 유럽증시 선물 등이 일제히 올라 곧 개장할 현물 증시의 상승세를 예고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한국시간 오후 5시 30분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은 0.7%대, 나스닥100 선물은 1%대 상승률을 나타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50%를 웃돌며 상승해 위험자산 기피 현상이 완화됐음을 알렸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아시아 증시가 약세를 보였지만 대체로 미국과 유럽 증시의 26일 급락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편이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04% 내렸고 한국 코스피(-0.92%), 대만 자취안지수(-0.24%), 홍콩 항셍지수(-0.95%) 등도 1% 미만 하락률을 보였다.

단, 일본 증시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는 정부 방침에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1.68% 떨어지며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한때 5만4천 달러선 미만으로 내렸던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5만7천 달러선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수요 급감 우려로 폭락했던 국제 유가도 반등했다. 미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가격은 이날 다시 4% 가까이 올라 배럴당 71달러를 회복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오미크론의 위험성을 면밀히 평가하기 시작함에 따라 금융시장이 침착함을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존재를 처음 보건 당국에 알린 남아공의 안젤리크 쿠체 박사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오미크론에 감염된 환자들에게 미각, 후각 상실이 없었고 가벼운 기침 증상만 있었다고 밝혔다.

또 제약사들이 새 변이에 대응한 백신을 제조하기 위해 오미크론 연구에 착수했다. 이중 모더나는 새 백신이 내년 초에 출시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오미크론 출현 소식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폭락장이 연출됐다.

미국과 유럽 증시가 일제히 하락함에 따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가 최근 13개월 사이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코로나19의 대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WTI 가격은 당일 하루에만 13%나 빠졌다.

호주의 투자운용사 트라이베카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 관계자는 "그동안 시장이 과거 코로나19 변이로 하락세를 경험해왔지만 항상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며 "이번에도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