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쇼핑은 가게에 직접 가서 해야 제맛이지"

[뉴스진단]
4년만에 올 처음 문 연 개점 수가 폐점 추월
"실물 직접 보고 구입" "친구들과 함께 쇼핑" 

미국에서 그간 온라인 쇼핑에 밀려나던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과 결합, '업그레이드' 되면서 최근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2017년 이후 올해 처음으로 문을 연 오프라인 매장 수가 문을 닫는 매장 수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시장조사·자문회사인 IHL그룹이 유통 체인 900여개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폐점 수를 뺀 개장 예정 점포 수가 4천361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7년 이후 처음으로 새롭게 문을 연 매장 수가 폐점 수보다 많아진 것이다. 개점 매장 수에서 폐점 매장 수를 뺀 순개점 수는 2017년 6천390개에서 2018년 -1천139개, 2019년 -649개로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이어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작년에는 폐점 수가 개점 수보다 6천573개나 더 많았으나, 올해 그런 추세가 뒤집어진 것이다.

유통체인 가운데 저가상품 체인 '달러 제너럴'과 '달러 트리'의 매장 수가 가장 많이 늘 것으로 예상됐다.

이와 달리 백화점과 특화 유통 체인은 폐점 수가 469개 더 많았다. 단, 지난해 이들 업종의 순개점 수가 -6천787개였던 것과 비교해 폐점 규모가 대폭 줄었다.

이런 변화의 배경엔 오프라인 매장의 가치를 바라보는 달라진 시선이 자리 잡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와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았다.

업계 임원들은 고객들이 물건을 사기 전 실물을 보려고 매장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하고 특히 젊은 세대는 친구들과 함께 쇼핑한다는 오프라인 매장의 사교적 측면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매장이 전자상거래 주문을 처리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된 측면도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매장이 물류 허브로서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받아 가거나 반품하는 장소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2010년 온라인으로 사업을 시작한 셔츠 브랜드 '언턱잇'은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 사업의 연장"이라며 "새로 개설한 매장마다 반경 10마일 이내의 온라인 매출도 덩달아 증가한다"고 전하면서 "매장은 저렴한 광고판과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핑 대폭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사상 처음으로 전년대비 감소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예년보다 할인 시즌이 일찍 시작된 여파로 분석된다. 대신 오프라인 소핑은 늘어 대조를 보였다.

온라인 유통 분석업체 '어도비 애널리스틱스'는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인 26일 미국인들은 온라인 쇼핑으로 총 89억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매출 90억달러에 비해 1억달러 줄었다.블랙 프라이데이의 온라인 쇼핑 총액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루 전인 추수감사절(25일) 온라인 쇼핑은 51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날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틀간의 결과가 예상보다 부진한 데 대해 어도비는 "소비자들이 올해는 연말 쇼핑을 일찍 시작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물류 대란으로 품절 또는 배송 지연을 두려워한 소비자들이 더 일찍 쇼핑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는 지난해보다 오프라인 쇼핑객 수가 늘었다. 26일 당일 미 오프라인 소매점들의 방문자 수는 1년 전보다 47.5% 증가했다. 다만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보다는 여전히 28.3% 감소한 수치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