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탁구 남자복식 최고 성적…그간 동메달만 8개
대표팀, 은 1개로 대회 마무리…신유빈 손목부상 아쉬워

장우진(26·국군체육부대)과 임종훈(24·KGC인삼공사)이 역대 한국 선수 첫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금메달 획득에 아쉽게 실패했다.
장우진-임종훈 조(14위)는 29일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 마지막 날 남자복식 결승전에서 크리스티안 카를손-마티아스 팔크 조(31위ㄱ스웨덴)에게 1-3(8-11 13-15 13-11 10-12)으로 졌다.
홍콩과 일본의 강자를 물리치고 한국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남자복식 결승에 오른 장우진-임종훈 조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은메달만으로도 최고 성적이다. 한국 탁구는 세계선수권 남자복식에서 동메달만 통산 8차례 따냈다. 또 장우진과 임종훈 모두 세계선수권 개인전에서 생애 첫 메달을 거머쥐었다.
앞서 8강과 4강에서 중국 조를 연파한 카를손-팔크 조는 중국의 남자복식 4연패를 저지하고 스웨덴에 30년만의 남자복식 금메달까지 안겼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서른 살 동갑인 카를손-팔크 조의 노련한 경기 운영과 파워에 고전했다.
특히 191㎝, 88㎏ 거구인 팔크의 빠른 공격이 매서웠다.
1게임을 내준 장우진-임종훈 조는 2게임 1-5로 뒤지다가 상대 구질에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는지 격차를 좁혀나갔다.
4차례 듀스 끝에 웃은 건 또 카를손-팔크 조였다. 장우진의 마지막 공격이 네트에 걸리고 테이블 밖으로 향하면서 게임점수 0-2가 됐다.
장우진-임종훈 조는 3게임 중반 주도권을 가져왔다. 1, 2게임에 조금씩 빗나가던 장우진의 포핸드 탑스핀의 정확도가 올라갔다. 장우진의 오른손, 임종훈의 왼손 조합이 빛을 발하며 두 차례 듀스 끝에 3게임을 따냈다. 하지만, 카를손-팔크 조는 끝까지 단단했다. 카를손-팔크 조는 살아난 장우진-임종훈 조의 공격을 끈질기게 막아냈다. 10-10에서 장우진과 임종훈의 공격이 잇따라 테이블을 빗나가면서 카를손-팔크 조의 우승이 확정됐다. 이날 경기를 마지막으로 남녀 대표팀은 세계선수권 도전을 마쳤다.
한국 탁구는 남자복식에서만 은메달을 따냈을 뿐, 다른 종목에서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여자탁구 새 에이스로 불리는 신유빈(대한항공)이 대회 초반 오른 손목 피로골절 부상으로 일찍 낙마한 게 아쉬웠다.
장우진-임종훈 조가 처음 호흡을 맞춘 세계선수권에서 좋은 성적을 낸 점은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남자 탁구의 희망을 밝힌다. 세계대회 입상권과의 격차와 희망을 동시에 발견한 한국 탁구는 다음 달 17일 국가대표 선발전을 시작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도전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