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그린스·CVS 등 약국 체인 대기줄 길어져…美 정부도 "현재로선 추가접종이 최선"

[뉴스진단]

 한산하던 백신 접종 분위기 확 달라져
"저개발국 접종 속도 늦어진다" 우려도

갑작스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놀란 미국인들이 백신 추가 접종(부스터샷)에 매달리고 있다.

추수감사절 연휴가 지나자마자 부스터샷을 맞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월그린스와 CVS 등 주요 대형 약국 체인들은 과부하가 걸렸다. 이 때문에 LA인근 약국 체인들에 부스터샷 예약을 하려면 평소 다음날이나 이틀이면 가능하던 것이 길게는 1~2주 까지 밀리기도 했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공포가 이같은 부스터샷 접종을 서두르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1월 이후 미국 백신 접종 가운데 절반 이상은 부스터샷이다. 하루 평균 약 80만명이 부스터샷을 맞고 있는데, 이는 백신 1·2차 접종 인원을 합친 수보다 훨씬 많았다. 미국에는 여전히 백신 접종을 외면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접종 완료자들은 현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유일한 대응책인 부스터샷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정부 역시 오미크론에 대한 최선의 전략으로 부스터 샷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백신이 새로운 변이에 대해 얼마나 잘 보호하는지는 조만간 발표되겠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오미크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으로 가능한 한 많은 미국인들에게 빠른 시일내에 추가 접종을 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다른 변이에 비해 방어력이 떨어지더라도 추가 접종을 통해 바이러스 중화항체(세포의 감염을 방어하는 항체)를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보건당국 고위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수석 의료 고문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화이자 또는 모더나 2회 접종을 받은 사람에게 추가 접종을 하면 중화 항체 수치가 엄청나게 높아진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파우치는 "부스터 샷이 최소한 새로운 변형에 대한 부분적인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코로나19 대응팀의 권고는 모든 성인이 가능한 한 빨리 추가 접종을 받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성인과 자격이 있는 어린이가 예방접종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면적인 부스터 샷 실시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부스터 샷이 본격화할 경우 저개발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더 늦어져 상황이 지금보다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존스홉킨스대학 데이터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약 24%만이 완전한 백신 접종을 받은 반면 미국인은 약 60%가 예방 접종을 받았다.

셀린 군더 뉴욕대 감염병 교수는 "부스터 샷 중심 접근 방식은 개발도상국의 많은 부분이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상태로 남아 다른 변이체가 출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음을 의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