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메츠와 3년 1억3000만 달러 계약
역대 FA 최고령 1억 달러 사나이 등극
에이전트 보라스, 팀 조급함 약점 이용
양키스 에이스 콜 넘어 빅리그 연봉 톱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또 하나의 이정표 프리에전트(FA) 계약을 맺었다. 
전 LA 다저스 우완 맥스 슈어저(37)에게 3년 1억3000만 달러(1549억원)의 돈보따리를 안겼다. FA 시장 사상 37세 이상의 선수가 1억 달러 이상 계약은 슈어저가 처음이다.
보라스는 23년 전인 1998년 33세 우완 케빈 브라운을 LA 다저스와 7년 1억500만 달러(1251억원) 계약을 이끌어낸 에이전트다. 북미 스포츠 사상 최초의 1억 달러 계약이었다. 이 계약은 FA 먹튀에 속한다.
시즌 도중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슈어저는 올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3위에 랭크됐을 정도로 여전히 파워피칭을 과시했다. 그러나 나이가 FA 장기계약의 최대 걸림돌이었다. 특히 슈어저는 월드시리즈 6차전 때 '데드 암'으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데드 암 부상도 나이와 무관치않다. 연봉을 높이는 2년 플러스 옵션이 주로 거론됐다. 이런 예상을 깨고 초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돈을 주체할 수 없는 뉴욕 메츠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무모함도 빼놓을 수 없지만 지난해 FA 시장에서의 기억도 작용했다. 보라스는 이를 교묘히 활용한 것이다. 다시 한 번 FA 시장은 보라스 손에서 놀아나고 있음이 확인됐다.
메츠는 지난해 사이영상을 수상한 전 신시내티 레즈 트레버 바우어 영입에 열을 올렸다. 계약 거의 성사 단계에서 LA 다저스에게 빼앗겼다. 다저스는 계약 1, 2년에 연봉을 높여주고 옵트아웃을 사용할 수 있도록하면서 3년 1억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결과적으로는 시즌 도중 바우어의 성폭력 혐의로 다저스에게 치명타를 입혔지만 메츠는 영입 경쟁에서 패한 것이다. 슈어저 영입에는 메츠 외에도 전 소속팀 다저스와 LA 에인절스가 경쟁했다.
메츠는 최근에도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 좌완 스티븐 마츠를 붙잡으려다 막판에 뒤집혀 낭패를 봤다. 마츠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4년 4400만 달러에 둥지를 옮겼다. 메츠는 좌완 영입이 절실했다. 돈을 갖고도 두 차례나 선발투수 영입경쟁에서 실패하자 보라스의 요구 조건을 모두 받아 들일 수밖에 없었다.
셔저의 연봉은 4333만3333달러(516억 원)다. 역대 최고액이다. 30경기 선발로 등판할 경우 1경기당 144만4444 달러(17억 원)가 된다. 그동안 2019년 겨울 뉴욕 양키스와 9년 3억2400만 달러, 연봉 3600만 달러(429억 원)가 최고액이었다. 콜의 계약 당시 나이는 29세다. 콜의 연봉보다도 733만 달러(87억 원)가량이 높다. 콜의 계약도 보라스가 엮은 작품이다.
메츠는 올 오프시즌 FA 시장에서 야수 3명 스탈링 마테이, 마이크 칸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르, 우완 맥스 셔저 등을 영입하면서 총 2억54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슈어저의 영입으로 선발 로테이션 옵션은 제이콥 디그롬-맥스 슈어저-타이후완 워커-카를로스 칼라스코-타일러 메길-데이비드 피터슨-조던 야마모토 등으로 짜였다. 투타를 모두 보강한 메츠가 과연 4년 연속 지구 챔프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를 제칠 수 있을지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LA | 문상열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