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진된 30대 남성의 부인·장모·지인, 예배 참석

접촉자 411명·예배 참석자 369명 등 780명 검사중

현재까지 변이 감염자 6명…의심자는 4명 늘어 7명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박규리 기자 =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인천에서 교회를 통한 집단감염 가능성까지 부상하면서 'n차 감염'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3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관련 사례는 감염자 6명, 감염 의심자 7명 등 총 13명이다.

이 13명 중 2명(변이 감염이 확인된 경기도 거주 50대 여성 2명)을 제외한 11명은 모두 인천 지역의 한 교회를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시작은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가 지난달 24일 귀국한 뒤 지난 1일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확인된 목사 부부다. 이 부부는 귀국 당일 접촉한 지인인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남성 A씨에게 오미크론 변이를 전염시켰고, 목사 부부의 10대 아들도 변이 감염이 확인됐다.

이어 A씨의 부인 B, 장모 C, 지인인 30대 남성 D씨도 현재 코로나19에 확진돼 오미크론 변이 감염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런 상태에서 B, C, D씨가 다닌 교회에서도 추가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이 교회는 최초 감염자인 목사 부부가 소속된 교회이기도 하다.

◇ 인천 교회서 집단감염 의심…추가 확진자 증가 예상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인천 미추홀구 교회에서 B, C, D씨의 접촉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박 팀장은 "(추가 확진자가 증가하면) 오미크론 변이 관련해서 시설 내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심 단계지만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한 국내 첫 집단감염 발생 사례로, 대규모 지역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교회는 특정 시간에 외국인 대상 예배를 여는데, B, C, D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1시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팀장은 이들 3명이 교회에서 접촉한 411명과 이 교회 다른 시간대 예배에 참석한 369명에 대한 검사가 전날부터 진행되고 있다면서 "추가 확진자들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교회 내 추가 확진자 규모에 대해 박 팀장은 "숫자가 시시각각 변동되고 있다"며 "보고를 받았을 때는 10명까지는 아니었는데, 규모가 정리되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교회 등 종교시설은 마스크 상시 착용, 2m 거리두기, 실내 취식 금지 등 엄격한 방역수칙을 적용받지만,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자주 발생하는 시설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신천지교회와 사랑제일교회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바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다른 변이보다 전파력이 강해 집단감염이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에 확진된 분들은 일부이고, 찾으면 더 나올 것"이라며 "오미크론 변이는 잠복기가 기존 바이러스보다 2∼3일 정도 더 짧고 공기 감염으로도 빠르게 전파되는 것 같다"고 예상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 예상 규모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감염이 2배 이상 빠르다고 추정할 수 있다"며 "이제 국내에 유입된 단계인데 확산한다면 감염자는 지금보다 더 급속히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은 이 교회의 감염병예방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인천 미추홀구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관해 엄격한 적용을 원칙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최초 감염자 고리로 한 의심사례도 증가…n차 감염 우려

우즈베키스탄 국적 30대 남성 A씨의 가족을 통한 교회 집단감염 우려와 별도로, A씨의 지인을 통한 변이 의심자도 추가로 발생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 의심 사례 7명 중 3명은 교회 전파에서 언급된 A씨의 부인, 장모, 지인이다.

여기에 A씨가 방문한 식당에서 같은 시간에 식사한 50대 여성 1명도 지난 1일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지인(D)을 통한 감염 의심자도 3명 추가로 나왔다. D와 함께 사는 50대 남성 1명, 지인인 30대 여성 2명도 지난 1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오미크론 변이 감염 확인을 위한 분석이 진행 중이다.

즉 목사 부부→A→A의 지인(D)→D의 지인으로 이어지는 오미크론 변이 4차 감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A씨와 같은 식당에서 식사한 50대 여성, 또 D씨와 관련된 3명 등 4명은 모두 인천 미추홀구 교회에 참석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방역당국은 일단 이들 4명을 '교회 관련 확진자'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당국은 "이들은 선행 확진자와 접촉력이 있어 교회 외 접촉에 의한 감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총 6명이다.

목사 부부와 부부의 10대 아들, A씨, 그리고 이들과 별도로 나이지리아에서 지난달 23일 입국한 50대 여성 2명 등이다.

목사 부부의 접촉자들은 전날보다 25명 늘어 총 35명이 됐다. 방역당국은 이들 접촉자와 함께 부부와 같은 항공기에 탑승한 45명(부부 포함)도 조사하고 있다.

또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50대 여성 2명의 밀접 접촉자 22명과 가족 1명, 동일 탑승객 141명(여성 2명 포함)도 관리하고 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