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국제우주정거장서 두번째 '우주 고추' 재배 성공, 137일만에 마무리

[톡톡 사이언스]

우주 역사상 가장 긴 '식물 실험'
타코에 넣어 먹고 나머지 지구행
"우주 장물 생산 기술 한단계 업"
다음엔 토마토와 채소 실험대상

우주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고추를 키워 수확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두번째 ‘우주 고추’를 재배하고 ‘식물 생육(PH-04)’ 실험을 137일만에 마무리했다.

PH-04 실험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들은 ISS 역사상 가장 긴 식물 실험의 끝을 축하하며 ‘타코의 밤’을 보냈다. 4개의 고추 나무에서 자란 26개의 고추 중 12개가 샘플로 채취돼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두번째 우주 고추를 타코에 넣어 먹은 연구진은 맛에 대해 “우주에서 재배한 고추의 일부는 예상보다 더 매웠다”며 “이는 미세중력이 고추의 캡사이신 수준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PH-04 책임연구원인 매트 로메인 나사 케네디 우주센터 연구원은 “이번 실험은 우주 장물 생산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월 48개의 살균된 고추 씨앗을 실은 수송기가 ISS에 도착했다. 연구원 65명과 셰인 킴브로우 나사 우주비행사는 수송기에 물을 넣고 PH-04 실험을 시작했다. 전자레인지 크기의 수송기에서 발아된 4개 모종을 제외하고 나머지 식물은 모두 제거됐다.

연구진은 우주 고추의 생육을 감시하고 수송기 내부를 관찰했다. 몇 주 뒤 꽃이 피자 선풍기 속도를 조절해 꽃가루가 흩날리도록 도왔다. 일부 식물은 연구진이 직접 손으로 인공 수분했다.

이전에 ISS에서 진행된 작물 재배에 비해 우주 고추는 난이도가 높다. 상추나 백일홍, 머스타드, 러시안 케일, 무 등 보다 생육 기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이다. 로메인 연구원은 “뉴멕시코주에서 해치 칠레고추의 밭 재배 품종을 채취해 식물 서식지 내에 맞도록 왜소화시키고, 생산적으로 재배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2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왜 우주에서 식물을 기를까? 우주로 포장된 식료품을 조달할 수 있지만 포장된 식품은 오래 보관할수록 비타민C나 비타민K같은 영양소를 잃는다. 재배에 성공한 고추는 비타민C의 훌륭한 공급원이며 요리하지 않아도 되고 미생물 수치가 낮기 때문에 생채소로 섭취해도 안전하다.

또한 무중력 상태를 오래 경험한 우주 비행사들은 미각이 둔해진다. 지구에서 보다 맵거나 진한 양념을 가진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신선한 고추는 우주비행사들의 규칙적인 식사를 도울 수 있다.

니콜 뒤푸 PH-04 프로젝트 매니저는 “개인적으로 본 가장 큰 이점은 식물 재배가 우주비행사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실험 대상은 수분이 많은 왜소 토마토와 잎이 많은 채소다. 이를 위해 개량종을 연구하고 있다. 연구진은 또한 향후 작은 크기의 녹색채소, 콩, 허브 등을 재배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