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관리 놓쳤을 땐 인지장애부터 정신이상까지
완치 힘들고 증상만 개선하는 수준 약물만 존재
늦기 전에 미리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

고단백질 식단 발병 위험 낮춘다는 연구결과 나와
노년층 치아, 소화효소 부족 고기 십식 불편 느껴
유당불내증 걱정없는 저분자 단백질 섭취가 중요

황혼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허리가 쑤시고, 무릎이 아픈 횟수가 늘어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당뇨병,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앓는 케이스도 급증한다. 그런데 노인들이 무엇보다 가장 두려워하는 병은 따로 있다. 바로 ‘치매’다.

고령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최근 치매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치매는 지능적인 장애를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감정적인 장애를 동반한다. 자식을 알아보지 못하고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도 알아보지 못한다. 중증이라면 본인뿐 아니라 가족들, 지인들도 고통받을 수 있는 끔찍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WHO에 따르면 세계 10대 사망원인 중 치매가 5위라고도 하니,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라도 치매를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중·노년기 건망증 '위험 신호’
치매 종류에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파킨슨병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이 무서운 점은 증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인지기능의 장애를 동반하게 된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뭔가를 자주 까먹거나 말을 할 때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초기증세로 의심해볼 만하다.
단순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관리를 하지 않는다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진행 과정에서 중증이 된다면 성격이 변하고, 공격성이 증가하는 등 정신적인 이상증상이 발생한다. 증상이 악화하다 보면, 환자 본인의 건강도 챙기기 힘들기 때문에 각종 감염병, 욕창같은 합병증도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이유로 보통 알츠하이머 중증 환자에게는 간병인이 있다. 하지만 이미 증상이 악화한 환자를 간병하는 것은 가족마저도 쉽지 않아 구성원 모두가 고통받게 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완치가 힘들고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만 개선하는 수준의 약물만 존재하기 때문에, 늦기 전에 미리 관리하고 예방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다.
그렇다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베타아밀로이드’, ‘타우’라는 물질이 알츠하이머병의 중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뇌의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는 물질로, 과도하게 생성이 되면 세포 내에서 응집되어 ‘아밀로이드반’을 형성한다. 아밀로이드반이 뇌세포에 유해한 영향을 끼치면서 알츠하이머가 발병한다는 것이 학계의 이론이다.
실제 실험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의 성인에서 베타아밀로이드의 침적이 현저하게 증가했음이 확인되었다고 한다. 네덜란드에서 진행된 코호트연구에서도 아밀로이드반이 형성된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알츠하이머의 발병률이 높았다고 하니, 노년기에 접어들수록 알츠하이머병을 경계해야 한다.
두 번째 원인인 ‘타우’ 또한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타우는 뇌에서 뉴런이라는 신경세포의 골격을 유지해주고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유익한 물질이다. 하지만 타우가 비정상적으로 접히게 된다면 신경섬유들을 얽히게 하며, 이런 과정이 지속될수록 ‘신경섬유다발’이 형성되면서 신경세포에 침적, 뇌 기능에 타격을 입힌다.
현미경으로 알츠하이머환자의 뇌조직을 검사해보면, 아밀로이드반과 신경섬유다발이 관찰된다고 한다. 제약회사들은 알츠하이머병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해당 병인인자들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제를 연구해 오고 있는데, 진행 중인 연구를 참고해보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에서 알츠하이머병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치료법 없는 질환, 예방이 최선
알츠하이머병은 지금까지 명확한 치료방법이 없다. 때문에 최근 연구들에서는 예방학적인 관점에서 다루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호주 에디스 코완 대학교 연구팀은 541명의 호주인의 식단을 조사하고, 아밀로이드 베타의 수치를 측정했는데, 고단백질 식단위주로 섭취한 참가자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감소한다고 밝혔다. 하루에 약 118g의 단백질을 섭취한 군은 54g만 섭취하는 사람들보다 아밀로이드베타의 수치가 높을 가능성이 12배 낮다는 것이다.
평균적으로 일반인과 운동선수들에게 알려진 단백질 섭취량은 kg당 1.2g에서 1.4g 정도이다. 예를 들어 체중이 60kg라면 단백질을 72g에서 84g 정도를 섭취해야 하는 셈이다. 하지만 해당 연구에서는 중간 섭취량인 79.85g을 섭취하더라도 베타아밀로이드의 침적률이 높았다. 이는 노인이면 평균치보다 고함량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침적률을 낮출 수 있음을 시사한다.
비슷한 실험으로 저단백질의 식이가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저단백질의 식단을 섭취한 쥐는 정상적으로 단백질을 섭취한 쥐들보다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인자인 ‘타우’로 인한 신경세포의 염증을 보호하지 못한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단백질 섭취가 알츠하이머병의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단백질만 꾸준하게 섭취해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를 현저히 낮출 수 있어 식단조절이 필수적이다.

◇저분자 단백질 저축하듯 꾸준히
보통 노년기에 접어들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쉽지 않다. 단백질 섭취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단백질을 고를 때에도 해당 식품에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확인하기도 번거롭다.
노년기에는 치아가 대체로 튼튼하지 않아 고기처럼 질기고 저작과정이 필수적인 단백질 식품을 씹기 힘들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신체 내의 소화효소가 줄어들어, 고단백질식품을 먹어도 신체 내에서 온전히 소화할 수 없다. 살코기, 대두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의 단백질분자량은 매우 큰데, 만약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이 식품으로 단백질을 섭취한다면 충분히 분해가 안 돼 소장에서 흡수가 될 수 없다. 심지어 소화가 안 된 단백질은 심한 경우 신장에 무리를 주거나 설사를 유발한다.
단백질 위주의 식사가 힘들다면, 저분자단백질 섭취를 추천한다. 일반적으로 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단백질의 입자는 매우 크다. 저분자단백질은 소화가 잘되게끔 잘게 쪼갠 단백질이다. 때문에 소화효소가 부족하여 단백질을 온전하게 분해하지 못하는 노인들도 효과적으로 단백질을 흡수할 수 있다.
저분자단백질 제품은 보통 우유, 대두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한국인은 유당불내증으로 우유를 섭취하게 되면 속을 앓게 되는 경우가 있어, 대두 유래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대두를 원료로 한 저분자단백질은 섭취 시에 속이 편안하여 부담이 없지만, 제품을 고를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대두단백중 유전자가 변형된 제품이 있을 수 있으니, 구매전에 유전자 조작의 위험이 없는 비유전자변형제품, Non-GMO 제품인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단백질 시장이 커지면서 저분자단백질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같은 브랜드라도 액상, 바, 분말처럼 취향대로 섭취할 수 있으니, 저축하듯 꾸준히 섭취하기를 추천한다. 전문가들은 노년기에 접어들었거나,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늦기 전 단백질 저축을 통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노력을 기울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