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러와 백신 겹치면 시술 부위 붓는 부작용 생길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필러 시술이 겹치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연말연시 필러 시술 성수기에 환자와 업계 모두 어수선한 분위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많은 피부과 전문의들은 환자들에게 백신을 접종하면 필러 시술을 미룰 것을 조언한다.

올해 초 드문 경우긴 하지만 m-RNA(메신저리보핵산) 백신이 히알루론산 피부 필러에 발생하는 염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겨울 오미크론 변이의 확산으로 백신 접종이 많이 늘어나면서 미국의 피부과와 스파숍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성수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필러 시술을 받는 사람들도 예뻐 보이려 필러를 맞았다가 오히려 얼굴이 퉁퉁 붓는 부작용이 생길까 괜한 불안감에 찝찝한 기분을 떨치지 못한다.

전미 성형외과 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인 그레고리 그레코는 "필러 시술을 받은 부위가 붓지 않도록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필러 시술 사이에 2~3주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필러 시술 때문에 백신 접종을 미루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뉴저지 웨스트우드에 거주하는 애슐리 클라인슈미트는 이번 가을 두 번째 백신을 맞고 나서 필러 시술을 받기 위해 한 달을 기다렸다.

그는 소셜 미디어 등에서 보기 좋은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필러를 맞는다고 했다.

얼굴 필러를 예정보다 늦게 맞았다는 것은 신년 휴가철 전에 보톡스를 다시 맞기에는 너무 이르다는 것을 뜻한다.

클라인슈미트 씨는 "그래도 괜찮아요. 얼굴에 맞은 필러가 녹고 있지만 그렇다고 짙은 주름이 생기는 것은 아니니까요"라고 담담히 말했다.

캘리포니아 베벌리힐스에서 활동하는 등록 미용 간호사인 크리스티나 키토스는 고객들에게 백신을 맞기 전에는 보름간 필러나 보톡스를 맞지 않도록 권유한다. 보톡스와 다른 피부탄력제의 경우 필러와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는지 확실치 않지만 보톡스도 필러처럼 기다리라고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내년 1월에는 고객이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신년 행사 등에 얼굴이 부은 채 참석하는 참사를 피하고자 시술을 미루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키토스는 "파티에 참석했는데 얼굴이 붓거나 멍이 든 모습을 보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백신을 맞고 바로 필러 시술을 감행하는 사람도 있다.

조지아주 로즈웰에 거주하는 마리 버크는 올봄 백신을 맞고 나서 2주도 안 돼 필러 시술을 받았지만 부작용이 없었다. 이에 내년 초 부스터샷을 맞을 예정이지만 일주일 간격도 두지 않고 올 연말 보톡스를 맞을 예정이다.

그는 예정된 스케줄대로 보톡스를 맞을 예정이라며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사 알랭 미천은 "필러와 백신을 함께 맞았을 때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말했다. 그는 부작용으로 얼굴이 부은 2명의 환자 사례를 조사해 올해 초 관련 논문을 낸 바 있다.

그는 필러 시술을 받은 1% 미만의 환자에게서 백신과 연계돼 붓는 증상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모더나 백신의 3상 실험에서도 3건의 붓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필러 시술자에 대해 백신 접종과 어느 정도 시간 간격을 둬야 하는지 언급하지 않았지만 시술 부위가 붓는 환자에겐 전문의의 진료를 받도록 권장했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성에도 불구하고 필러 시술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줌' 등 화상회의를 많이 하게 돼 모니터에 비쳐질 자신의 얼굴 상태를 걱정하는 이들이 늘어나 필러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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