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윤석열 10회, 김건희 7회 불법사찰"…국힘 의원 78명 조회

윤석열 "공수처 설치, 국민에 대한 입법사기…정권교체 이유"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이은정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부인 김건희 씨의 통신 자료를 여러 차례 조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수처가 통신 자료를 조회한 국민의힘 의원은 총 78명으로 늘어났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의 80% 수준이다.

공수처뿐 아니라 검찰·경찰까지 아우르면 국민의힘 79명이 조회 대상이 됐다.

윤 후보의 '최측근 3인방'으로 불리는 권성동 사무총장과 장제원 윤한홍 의원도 포함됐다. 고발사주 의혹 수사가 한창인 10월 1일 당시 윤 후보 경선캠프 김병민 대변인의 통신자료도 공수처가 조회했다.

중앙선대위 임태희 총괄상황본부장과 김기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장 공수처장을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임 본부장은 "민주국가에서는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국민의힘) 국회의원 78명, 윤석열 후보 그리고 그 가족에 대한 불법 사찰의 횟수가 계속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밝혀진 것만 해도 윤 후보에 대해서는 10회, 후보자 배우자(김건희)에 대해선 7회의 불법사찰의 정황이 드러났다. 공수처와 검찰을 합한 것"이라며 "아마 이 숫자는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임 본부장은 처음 김 씨의 조회 횟수를 9회라고 했으나, 추후 7회가 맞다고 전주혜 선대위 대변인을 통해 정정했다.

윤 후보의 경우 공수처 3회, 서울중앙지검 4회, 인천지검 1회, 서울지방경찰청 1회, 관악경찰서 1회였고, 부인 김씨는 공수처 1회, 서울중앙지검 5회, 인천지검 1회였다.

윤 후보의 통신자료를 조회한 수사기관에 제공된 내역은 이름, 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이었고, 조회 시기는 공수처는 9~10월, 중앙지검은 5~6월, 10~11월이었다. 부인 김씨의 조회 시기는 공수처는 10월, 중앙지검은 5~6월과 8월이었다.

그는 "이런 행각들은 공수처와 인천지검, 그 외에도 여러 군데서 주도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은 관련 기관 주모자들에 대해서도 밝히고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년에 대한 불법사찰' 의혹도 제기됐다. 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온 한 청년단체가 통신정보 조회를 당했다고 방금 전 기자회견 전에 제보를 받았다. 탈북단체를 후원했다는 이유로 금융계좌가 조회당했는데, 후원자를 주로 조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전체의 80% 수준에 육박하고 있는데, 거의 야당 의원 전원에 대해 한 것으로 보여지고, 79명 중 78명이 (조회 기관에) 공수처가 포함돼 있다"며 "공수처가 야당수사처인 '야수처'가 될 거라는 예견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경북 안동 도산서원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나 "많은 언론인과 기자의 모친, 우리 당 국회의원의 3분의 2 가까이 통신 사찰을 했는데 저는 신청을 늦게 했습니다만 저나 제 가족도 했으리라 짐작은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공수처 만들려고 그렇게 무리를 했는지…국민에 대한 입법 사기 아닌가"라면서 "자기들이 맨날 비판하던 과거 권위주의 독재 시절 있던 짓을 하는 걸 보니까 우리 국민들이 왜 정권교체를 해야 하는지 이유를 자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선대위 종합상황실에 '불법사찰 국민 신고센터'를 설치해 강력 대응키로 하고 30일 여의도 당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참석 하에 현판식을 한다.

임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가 대국민 상대로 모든 수사기관을 총동원해서 야당 후보를 사찰하고 민간인을 사찰하는 전모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며 "이것은 현 정권의 민주정부를 가장한 현 정권의 엽기적인 행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러한 반인권적, 반민주적 행위를 일삼는 이 정부에 대해 국민의힘은 반드시 국민과 함께 정권교체를 해내겠다"며 "선대위에서 국민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빙산의 일각만 드러난 반인권적, 반민주적 행위의 전모를 국민과 함께 밝히고 책임자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공수처를 정조준했다.

그는 "해야 할 수사는 안 하고 야당 뒷조사만 하는 공수처는 즉각 해체돼야 한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구속돼야 마땅하고 당장 감옥에 보내야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 김 처장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묻고 모든 조치를 통해 즉각 탄핵하겠다"고 했다.

그는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한다고 거짓말하더니 '에스코트 황제 조사'나 하고 살아있는 권력에 비판적인 사람은 민간인까지 샅샅이 조사하는, 혈세를 도둑질하는 아주 나쁜 조직"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은 30일 국회 법제사법위를 소집해 김 처장에게 '통신 사찰'을 추궁하기로 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