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오토파일럿'켜고 달리다 정면 충돌 2명 사망 사고, 운전자에 살인죄 첫 기소 
[뉴스초점]

 자율주행 보조기능 켜고 과속 질주
 2016년이후 관련 사고 26건 조사중
"모든 자동차, 인간 운전자 통제해야"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을 켜고 질주하다 사망 사고를 낸 미국의 일반 운전자에게 처음으로 살인죄가 적용됐다.

AP 통신은 18일 LA 카운티 검찰이 테슬라 차 운전자 케빈 조지 아지즈 리아드(27)에 대해 우발적 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작년 10월 리아드를 기소했으나 관련 내용을 담은 법원 문서는 최근에야 공개됐다.

검찰에 따르면 리아드는 2019년 12월 LA 인근 가디나 교차로에서 충돌 사고를 냈다. 테슬라 오토파일럿을 켜고 신호등을 무시한 채 과속하다가 마주 오던 승용차를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2명이 숨졌다. AP 통신은 전문가를 인용해 자율주행 기능 테스트 차량이 아니라 일반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과 연관된 차 사고를 내고 살인죄로 기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자율주행차 관련 사건을 연구하는 브라이언트 워커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 법대 교수는 자동화 운전 시스템과 관련해 기소된 첫 사례라면서 테슬라가 형사, 민사상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사고 사망자들의 유족은 테슬라와 리아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테슬라가 자동 비상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등 결함 차량을 판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사고 전문 변호사 도널드 슬라빅은 이번 기소에 앞서 자율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한 일반 운전자에게 중범죄 혐의가 적용된 다른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오토파일럿은 조향, 가속, 제동을 돕는 자동 기능으로, 테슬라 차에 기본으로 장착된다. 이 기능은 운전자를 지원하는 용도이지만, 미국의 일부 운전자들은 이를 완전 자율주행 장치로 인식하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한편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2016년 이후 일어난 오토파일럿 관련 사고 26건을 조사 중이다. 이 사고로 최소 1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NHTSA 관계자는 “자체적인 운전 기능을 완전히 갖춘 자동차는 아직 판매 중인 것이 없다”며 “자율주행 기능 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자동차는 항상 인간 운전자에 의해 통제돼야 한다”고 말했다.